한국일보

[인터뷰] 70억 통큰 기부… “배움의 빚 다음 세대에 갚아야죠”

2025-12-09 (화) 12:00:00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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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철 에베레스트 트레이딩 회장
▶ 모교에 부동산 쾌척… “외대 역사상 개인 최다”

▶ 부친 이름 딴 장학금 조성… ‘모교·후배 사랑’
▶ “부모님이 물려주신 나눔의 정신 실천할 뿐”

[인터뷰] 70억 통큰 기부… “배움의 빚 다음 세대에 갚아야죠”

박병철 회장 [박상혁 기자]

“제 삶의 출발점이 모교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받은 배움의 빚을 다음 세대에게 돌려주고 싶었습니다.” LA에서 ‘맨주먹 신화’를 일군 박병철 에베레스트 트레이딩 회장이 이번에는 모교 한국외국어대학교를 향해 큰 사랑을 보냈다.

삶의 출발점이었던 모교를 잊지 않은 그는 “배움의 빚은 다음 세대에게 갚는다”는 신념 그대로 부산에 소재한 70억원(약 500만달러) 규모의 부동산을 기부하며 후배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물했다. 이는 외대 역사상 개인 최고 금액의 기부다.

기부된 부동산은 그의 부친 이름을 따 ‘석곡 박재은 장학기금’으로 조성되어 후배들을 위한 장학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박정운 한국외대 총장은 “이번 박 회장의 기부는 개인 기부액으로는 학교 역사상 최고액으로, 학교 역사에 남을 의미 있는 일”이라며 “정직과 나눔의 정신을 학생들에게 널리 전파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병철 회장의 이번 기부는 지난 7일 LA 옥스포드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외대 남가주동문회 송년행사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됐다. 모교와 총동문회는 박 회장에게 공로패를 전달하며 그의 변함없는 후배 사랑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 회장은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뿐”이라며 “모교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힘을 보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회장의 모교 사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 캠퍼스 스마트도서관 1층에 ‘박병철 회장 공간 헌정식’이 열렸고, 5층에는 부친 박재은 선생과 모친 김귀희 여사를 기리는 ‘석곡 박재은 열람실’ 동판도 제막됐다.

또한 2023년에는 ‘HUFS 어워드’와 명예경영학 박사학위를 수여받는 등 학교와의 인연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남가주 동문 자녀 장학금 5만 달러 기부 등 다양한 후원도 지속해 왔다.

외대 국제통상학과(구 무역학과) 67학번인 박 회장은 1982년 LA에서 에베레스트 트레이딩을 설립한 뒤 현재 120여 종에 달하는 용도별 가방을 제조, 도매, 유통하는 글로벌 가방 용품 파워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남가주 한인무역협회(옥타 LA) 회장과 세계 한인무역협회(월드 옥타) 이사장을 역임했고, 전 세계 한인 무역인들의 권익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 ‘세계 한인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박 회장은 “이번 기부는 아내(김대양씨)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가족의 응원 덕분에 나눔을 더 크게 실천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앞으로도 후배들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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