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구글 뉴스에서 발견한 반가운 한국의 지혜 자녀와 함께 나누는 격언 이야기

2025-12-01 (월) 12:00:00 세라 박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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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뉴스에서 발견한 반가운 한국의 지혜 자녀와 함께 나누는 격언 이야기

세라 박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 교장

며칠 전, 구글 뉴스를 훑어보던 중 뜻밖의 제목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Times of India에 한국의 전통 격언이 소개되었다는 기사였다. 처음 보는 순간, “아, 이런 말들이 세계인의 눈에도 이런 울림을 주는구나” 하고 깜짝 놀랐다.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들으며 살아온 그 짧은 문장들이, 한 세대를 넘어 또 다른 문화권에서 다시 조명되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반가웠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살아오며 수없이 마음속에서 되뇌었던 그 문장들은, 나이가 들수록 더 깊은 설득력을 가지며 다가왔고, “옛 어른들 말씀 틀린 것 하나 없네”라고 홀로 중얼거리던 기억들이 스쳤다.

■ 한국 격언 10가지와 그 속에 담긴 인생 교훈

기사 속에 소개된 격언들은 한 문장 안에 오랜 세월을 살아낸 사람들의 통찰을 담고 있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은 지금의 고단함이 결코 끝이 아님을, 인생의 어두운 구석에서도 결국은 빛이 찾아온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스스로 주저하는 아이들에게 “시작했으니 이미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었다”고 등을 밀어주는 격려와도 같다.


배움에는 왕도가 없다는 격언은 요즘처럼 빠른 결과를 원하는 시대에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지름길을 찾지 말고, 실수하고 다시 일어나며 배우라는 오래된 가르침이지만, 교육 현장에서 매일 마주하는 학생들을 보면 이 말만큼 절실한 조언도 없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은 가정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어떤 습관도 마음에 새기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 사람의 성격이 되어 간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 준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한 지혜는, 결국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은 힘도, 돈도 아닌 따뜻하고 진심 어린 한 문장이라는 삶의 진리를 담고 있다.

호랑이 굴에 가야 호랑이 새끼를 잡는다는 말은 용기의 본질을 가르친다. 어려움을 피해 다니면서 큰 성취를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 결국 한 번쯤은 위험 앞에 자신을 내놓아야 도약이 가능하다는 것을 일러준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조언은 빠른 세상 속에서 더욱 마음을 멈추게 하는 경구다. 서둘러 얻은 결과는 오래가지 못하며, 오히려 돌아가는 길이 더 단단한 기초를 다진다는 경험적 진리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마지막 격언은 교육자로서 수없이 목격한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말이 많은 사람이 지혜로운 것이 아니라,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람이 깊은 사람이라는 점을, 우리는 결국 살아가며 깨닫게 된다. 이렇듯 익숙한 문장들이지만, 그 속에는 지금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인간의 본질과 삶의 방향성이 담겨 있었다.

■ 격언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왜 지금 다시 바라봐야 하는가

격언은 단순히 옛사람의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오래 바라본 이들이 실패하고 넘어지고 또 일어서며 얻은 ‘농축된 경험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짧고 간결한 문장임에도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을 흔든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일수록 고전의 조언은 더욱 중요해진다. 기술이 발전하고 환경이 변해도, 인내·정직·용기·배려 같은 가치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격언은 아이들에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 삶을 바라보는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성취보다 더 큰 가치를 알려준다.


추수감사절처럼 가족이 모이는 시기에는 이 지혜를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 낼 좋은 기회가 있다. 각자가 마음에 와닿는 격언을 세 개씩 골라 그 이유를 이야기해보면, 서로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는 대화가 된다.

(323)938-0300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 교장

<세라 박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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