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 마두로 생일 맞춰 베네수에 ‘거액 현상금 전단’ 살포 검토

2025-11-23 (일) 09: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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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두로 압박 강화 심리전… “새로운 단계 작전 개시 준비도”

미, 마두로 생일 맞춰 베네수에 ‘거액 현상금 전단’ 살포 검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로이터]

미국이 베네수엘라 상공에 전단을 살포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백악관은 마두로 대통령 생일에 맞춰 미군 항공기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전단을 살포하는 심리전을 제안했다. 이 작전은 아직 정식으로 승인되지는 않았다.

전단에는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와 혐의 입증을 도울 정보 제공자에게 현상금 5천만달러(약 740억원)를 지급할 것이라는 정보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르면 마두로 대통령의 63번째 생일인 23일에 전단이 살포될 수 있으며, 살포 시점은 의도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런 작전은 베네수엘라 본토 직접 공격에 해당하지 않으면서도 마두로 대통령에게 퇴진을 압박하거나 반정부 세력의 움직임을 부추길 수 있다.

잠재적 군사 작전에 앞서 전단을 살포하는 전술은 상대방을 위축시키고 사기를 꺾기 위한 전형적인 심리전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을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정상으로 간주하지 않으며, 최근 들어 마두로 정권을 더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미군은 지난 9월부터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소형 선박을 다수 격침해 80명이 넘는 인원을 사살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 선박이 마약을 밀매했기에 국가 안보 차원에서 공습이 정당하다고 주장해왔다.

또 미군 폭격기가 공습 훈련을 명목으로 베네수엘라 해안 인근까지 비행했으며, 최근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전단이 지역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군사 행동 가능성과 관련해 "어느 정도 결심했다"고 밝혔으며, 현 작전을 지상전으로 확대하겠다고도 위협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며칠 안에 새로운 단계의 베네수엘라 관련 작전을 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관리 2명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을 겨냥한 새 작전의 첫 단계는 비밀공작일 가능성이 크며, 검토 중인 선택지에는 마두로 대통령 축출 시도도 포함됐다.

다만 로이터는 새 작전의 정확한 시기나 범위를 확인할 수 없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렸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행정부 고위 관리는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작전과 관련해 로이터에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의 미국 유입을 막고, 책임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미국이 모든 역량을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지난 21일 베네수엘라 영공을 비행하는 항공사에 주의보를 발령했다.

FAA는 특정되지 않은 위협이 베네수엘라에서 이·착륙하거나 지상에 있는 항공기는 물론 모든 고도의 항공기에 위험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브라질 GOL 항공, 콜롬비아 아비앙카, TAP 포르투갈항공 등 여러 국제 항공사가 22일 카라카스를 출발하는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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