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멀티골→승부차기 실축’ 손흥민, 통한의 MLS컵 플레이오프 탈락... 빛바랜 12·13호골

2025-11-23 (일) 09:21:55
크게 작게
‘멀티골→승부차기 실축’ 손흥민, 통한의 MLS컵 플레이오프 탈락... 빛바랜 12·13호골

3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 플레이스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컵 플레이오프(PO) 콘퍼런스 준결승(8강) 경기에 선발 출전한 손흥민. [로이터]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홀로 멀티골을 넣으며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지만, 치명적인 실축을 범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LAFC는 23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 플레이스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컵 플레이오프 콘퍼런스 준결승(8강)에서 밴쿠버 화이트캡스에 승부차기 끝에(2-2, PSO 3-4) 패배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멀티골을 작렬했다. LAFC는 전반 2-0으로 뒤지고 있었고, 손흥민은 후반 15분 첫 골을 넣은 뒤, 후반 추가시간 6분에 또 한 번 프리킥으로 골을 기록하며 LAFC 영웅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 첫 번째 킥을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LAFC는 수적 열세에 빠진 밴쿠버에 패배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원정팀 LAFC는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손흥민은 중앙 공격수로 나서 데니스 부앙가와 네이선 오르다즈와 함께 스리톱을 구성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중원은 마크 델가도, 에디 세구라, 티모시 틸먼이 맡았고, 수비진은 라이언 홀링스헤드, 은코시 타파리, 라이언 포르테스, 세르히 팔렌시아가 책임졌다. 골키퍼 장갑은 위고 요리스가 꼈다.

홈팀 밴쿠버는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토마스 뮐러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브라이언 화이트를 뒤에서 받쳤고, 알리 아메드와 에마뉘엘 사비는 양 날개에서 공격을 전개했다. 세바스티안 베르할터와 안드레스 쿠바스는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고, 수비진은 마티아스 라보르다, 랄프 프리소, 트리스탄 블랙먼, 에디에 오캄포가 맡았다. 골문은 다카오카 요헤이가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은 강한 압박을 펼치며 치열한 중원 싸움을 벌였다. LAFC는 밴쿠버의 공격에 고전하며 전진 패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골키퍼 요리스는 롱볼로 공을 차내기 급급했고, 손흥민은 고립되는 시간이 길어졌다. 밴쿠버는 LAFC의 수비를 강하게 압박하며 경기를 리드했다.

밴쿠버가 40분에 사비의 절묘한 칩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골키퍼 요리스의 롱킥이 사비에게 바로 연결되었고, 사비는 공을 잡고 LAFC 골망을 흔들었다. LAFC는 이후에도 수비에 어려움을 겪으며 공격을 이어가지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라보르다에게 두 번째 골을 내주며 전반전은 2-0으로 밴쿠버가 앞선 채 끝났다.

후반 시작과 함께 LAFC는 공격의 고삐를 당기며 점차 볼 점유율을 늘렸다. 전반전 동안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밴쿠버의 수비에 막혔던 LAFC는 후반 들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밴쿠버는 손흥민을 집중적으로 견제하며 LAFC의 공격을 저지했다.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수비수 서너 명이 에워싸며 강한 압박을 가했다. 이로 인해 손흥민은 자유롭게 경기를 풀어나가기가 어려웠고, 부앙가 또한 몸싸움에서 고전했다.

LAFC 구세주는 손흥민이었다. 후반 15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연속 세 번의 슈팅으로 밴쿠버의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와 수비를 맞고 나온 공을 빠르게 파악한 손흥민은 침착하게 공을 밀어 넣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집중력과 빠른 반응 덕분에 LAFC는 맹추격 발판을 마련했다.


그 후 비디오 판독(VAR)이 이어졌고, 주심은 손흥민의 득점을 인정했다. 손흥민의 11호골이 인정되며 LAFC는 동점골을 노리는 기회를 계속 이어갔다.

밴쿠버는 LAFC를 상대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이어갔다. 33분 블랙먼이 프리킥 상황에서 몸을 날리며 슈팅을 시도했지만, 요리스가 손끝으로 공을 쳐내며 위기를 넘겼다. LAFC는 후반 막바지 수비 숫자를 줄이고 공격수를 넣으며 동점골을 노렸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발끝이 또 빛났다. 오른발 프리킥을 왼쪽 골문 구석으로 꽂아 넣었다. 손흥민은 펄쩍 뛰며 극적인 득점에 환호했다. 심지어 밴쿠버는 프리킥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선수 한 명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였다. 경기는 2-2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뮐러는 후반전 종료와 함께 교체됐다. 손흥민은 필드 위에 남았다. 연장전에도 LAFC의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했다. 연장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다.

한 명이 부족한 밴쿠버는 수비 라인을 내려 수비 일변도로 나섰다.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이어갈 심산이었다. 연장 후반 7분에는 부상으로 선수 한 명이 더 빠지며 9명으로 LAFC에 맞섰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은 3분이 주어졌다.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손흥민이 첫 번째 키커로 나섰다. 오른발 슈팅을 강하게 때렸지만, 공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왔다. 손흥민은 얼굴이 일그러진 채 뒤돌아섰다. 밴쿠버의 첫 번째 키커는 승부차기를 성공했다. 부앙가를 비롯한 2번 키커들은 모두 승부차기를 꽂아 넣었다.

LAFC 세 번째 키커마저 실축을 범했다. 델가도가 찍어찬 공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요리스가 밴쿠버 네 번째 키커 오캄포의 슈팅을 막으며 희망을 이어갔다. 하지만 밴쿠버 5번 키커가 성공하며 경기는 LAFC의 패배로 끝났다.

MLS컵은 동·서부 콘퍼런스 각 8개 팀씩 총 16개 팀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리는 대회이다. LAFC는 1라운드에서 오스틴FC를 제압하고, 밴쿠버는 FC댈러스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정규리그에서는 밴쿠버가 서부 2위, LAFC가 3위였다. 이번 경기는 밴쿠버의 홈 경기장에서 열렸다.

<스타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