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 블랙리스트’ 러 국영 에너지기업, 세르비아 자산 매각 나서

2025-11-20 (목) 05: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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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랙리스트’ 러 국영 에너지기업, 세르비아 자산 매각 나서

세르비아석유공사(NIS)[로이터]

미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국영기업이 세르비아 에너지업체 지분 매각에 나섰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르비아석유공사(NIS)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와 러시아가 보유한 지분 매각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세르비아 유일의 정유회사 NIS의 지분 56%는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과 산하 가스프롬 네프트 소유다.


NIS는 세르비아 국가 전체 에너지 수요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대주주가 러시아 국영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됐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1월 가스프롬에 NIS 지분을 처분하라는 내용의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의 제재로 NIS는 달러 사용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석유 수입이 중단됐고, 정유시설도 사실상 멈춰 섰다.

세르비아는 국가 차원의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 여러 차례 제재 유예를 요청한 데 이어 러시아를 설득해 NIS 지분 매각 동의를 끌어냈다.

세르비아 정부는 "정유시설은 계속 가동돼야 하고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원유가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NIS와 ADNOC의 지분 매각 협상은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대형 석유업체 루코일은 최근 해외 자산을 스위스 원자재 거래 업체 군보르에 매각하겠다는 내용의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최종 단계에서 거래가 불발됐다.


미국 정부가 스위스 업체 군보르와 루코일의 거래에 대해 승인을 거부할 것이라는 방침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세르비아는 발칸반도에서 가장 친(親)러시아 성향 국가로 꼽힌다.

러시아는 발칸반도에서 나토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세르비아에 공을 들였고,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면서도 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이어 나가고 있다.

세르비아는 가스 등 에너지를 상당 부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세르비아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EU의 러시아 비난 성명에도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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