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래퍼 프라스 미셸, ‘오바마 선거자금 불법기부’ 징역 14년형

2025-11-20 (목) 05: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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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 업자에게서 받은 돈 일부 건네…변호사 “형량 과도” 항소

미국의 유명 래퍼 프라스 미셸(52)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12년 재선 선거운동에 외국 기부금을 불법으로 건넨 혐의 등으로 중형을 선고받았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이 20일 전했다.

워싱턴DC 연방법원의 콜린 콜라-코텔리 판사는 이날 미셸에게 징역 14년 형을 선고했다.

앞서 2023년 4월 이 사건을 심리한 연방 배심원단은 검찰이 기소한 외국 정부 미등록 대리인 활동 등 10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평결한 바 있다.


법무부 소속 검찰은 미셸이 "돈을 위해 조국을 배신했다"며 "자신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뉘우침 없이 끊임없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셸의 변호사는 징역 14년형이 "범죄에 비해 너무 불균형하다"며 유죄 평결과 형량에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9년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말레이시아 초대형 금융부패 사건인 '1MDB'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금융업자로 택 조(일명 조 로우)가 미국 내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12년 재선 캠페인에 자금을 대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미셸이 조 로우에게서 1억2천만달러(약 1천770억원)가 넘는 돈을 받고 일부 자금을 선거캠프에 기부했다고 결론 내렸다.

미셸은 또 2017년부터 조 로우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거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로비한 혐의와, 중국 정부를 돕기 위해 미국에 체류 중인 중국의 반체제 인사 궈원구이(郭文貴)의 범죄인 인도를 옹호한 혐의도 받았다.

현재 도피 중인 조 로우는 자신이 결백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셸 측 변호사는 재판에서 "로우가 미셸에게 기부금을 제공한 동기는 특정 정책 목표 달성이 아니었다"며 "로우는 당시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얻고자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2023년 10월 미셸이 고용한 새 변호인단은 이전에 미셸을 대리한 변호사가 재판 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재심을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AI 사용이나 재판 절차상의 오류가 심각한 사법 불공정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미셸은 1990년대 큰 인기를 끌며 그래미상을 2회 수상한 3인조 힙합 그룹 푸지스(The Fugees)의 멤버로,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친분으로도 유명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푸지스의 히트곡 '레디 오어 낫'(Ready or Not)을 좋아하는 노래로 꼽기도 했다.

미셸은 2014년 8월 국제프로레슬링대회 관전을 이유로 북한을 방문해 평양 대동강 변에서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벌여 관심을 끈 이력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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