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트2 확정’ 홍명보호 입장도 바뀌었다, 실현 바라야 하는 ‘이탈리아 루머’

2025-11-20 (목) 09: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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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2 확정’ 홍명보호 입장도 바뀌었다, 실현 바라야 하는 ‘이탈리아 루머’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스타뉴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포트2' 배정이 사실상 확정됐다. 한국축구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포트 배정 등에 대한 FIFA의 공식 발표만 없을 뿐, 여러 변수를 고려해도 포트3으로 밀리는 경우의 수가 사라진 상태다.

월드컵 조 추첨 포트는 내달 6일 오전 2시(한국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조 추첨식에서 활용된다. 본선에 오르는 48개국을 12개 팀씩 4개의 포트(1~4)로 나누고, 각 포트당 한 팀씩 같은 조에 속하는 방식으로 조 추첨이 진행된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공동 개최국 자격으로 포트1에 자동 배정되고, 나머지 팀들은 11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포트가 나뉜다. FIFA 랭킹이 더 낮은 팀들을 만날 수 있으니 상위 포트에 배정되는 게 유리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일 발표된 11월 FIFA 랭킹에서 지난달과 같은 22위를 유지했다. 반면 이탈리아(12위)와 덴마크(21위), 튀르키예(25위) 등은 월드컵 본선 직행에 실패한 채 유럽축구연맹(UEFA) 플레이오프로 향한다. UEFA 플레이오프나 대륙간 플레이오프 팀들이 포트4로 배정되면, 포트2 커트라인은 26위까지 내려온다. 22위인 한국의 포트2가 확정적인 이유다.


플레이오프 진출팀들의 포트 배정 변화 루머도 한국의 포트2 배정엔 사실상 의미가 사라지게 됐다. 최근 일각에서는 UEFA 플레이오프 진출팀들을 포트4로 배정하지 않고, 대진별 FIFA 랭킹이 가장 높은 팀을 기준으로 포트를 임의 배정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총 16개 팀이 참가하는 UEFA 플레이오프는 추첨을 통해 4개의 4강 토너먼트 대진(패스)이 확정되고, 대진별로 한 팀씩 총 4개 팀이 월드컵 본선에 오른다.

예컨대 이탈리아가 속한 패스는 이탈리아의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포트2에 우선 배정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루머대로라면 FIFA 랭킹 12위 이탈리아가 속한 패스는 포트2에 배정되고, 역시 FIFA 랭킹 21위인 덴마크 패스 역시 포트2에 포함된다. 다만 루머가 현실이 되더라도 포트2 커트라인은 FIFA 랭킹 23위까지만 올라 22위인 한국의 포트2엔 변함이 없다. 한국의 포트2 진입이 기정사실인 배경이다.

포트2가 사실상 확정된 만큼, 홍명보호의 입장도 이제는 바뀌게 됐다. 사실 그동안 이탈리아의 상위 포트 배정 변수는 한국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컸다. 자칫 11월 볼리비아·가나전 성적이 좋지 못해 FIFA 랭킹이 떨어졌을 경우 이탈리아 등의 상위 포트 배정 변수와 맞물려 포트3으로 밀릴 가능성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과 두 계단 차이가 나는 24위 오스트리아는 UEFA 플레이오프 진출팀들이 포트4로 배정되면 포트2에 속하지만, 이탈리아·덴마크 패스가 포트2에 합류할 경우 포트3으로 떨어지게 된다.

11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포트 배정. 유럽, 대륙간 플레이오프 진출 팀들이 포트2로 배정돼도 한국의 포트2에는 변함이 없다. 대신 포트4에서 될 경우 한국은 비교적 여유있게 포트2에 안착한다. /사진=캄비오 데 후에고 SNS 캡처
그러나 이탈리아 등 플레이오프 팀들의 포트 배정과 무관하게 한국의 포트2 배정이 확정적인 만큼, 이제는 그 루머가 현실로 이뤄지길 바라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른바 '이탈리아 포트4 폭탄'을 피하는 게 핵심이다. 루머대로 이탈리아가 한국과 같은 포트2에 속하면 이탈리아와 조별리그에서 만날 가능성이 없지만, 반대로 이탈리아 패스가 포트4에 배정되면 본선 조 추첨에서 이탈리아와 만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비단 이탈리아뿐만 아니다. 덴마크,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패스 등도 모두 포트4에 속하면, 상대적 약체를 만날 기회인 포트4에서 부담스러운 유럽팀과 만나야 하는 상황과 마주할 수 있다.

더구나 이탈리아 등 UEFA 플레이오프 진출팀들의 패스가 상위에 배정될 경우 FIFA 랭킹이 낮은 우즈베키스탄이나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시아팀들이 포트4로 떨어지게 된다. 유럽을 제외한 대륙은 조별리그에서 같은 조에 편성될 수 없으니, 한국은 아시아팀들을 제외하고 카보 베르데나 퀴라소, 아이티, 뉴질랜드 등 비교적 약체와 만날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된다.

북중미 월드컵은 48개국 체제로 확대되고, 32강 토너먼트엔 각 조 1위와 2위뿐만 아니라 12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도 오른다. 사실상 조별리그에서 1승만 거둬도 32강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크게 키울 수 있다. 약체들이 모이는 포트4에서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팀들을 만나는 건 모든 팀이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이제는 포트2가 확정적인 한국 역시도 마찬가지다. 포트 배정 등 조 추첨과 관련된 FIFA의 공식 발표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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