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주지사·시장 강력 반발… “마스크로 얼굴 가리고 막 잡아갔다”
▶ 트럼프, ‘샬럿 범죄 통제불능’ 쟁점화… “급습은 중간선거용” 분석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 최대 도시 샬럿에서 대대적인 이민 단속이 벌어져 이틀 만에 130명 이상이 체포됐다.
샬럿은 민주당 소속 시장과 주지사가 재임하고 있는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치안 불안'을 들어 단속에 눈독을 들였던 지역이다.
17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국경순찰대는 지난 15일부터 샬럿에서 '샬럿의 거미줄 작전'으로 명명된 불법체류자 단속 작전을 시작했다.
롭 브리슬리 관세국경보호청(CBP) 대변인은 15∼16일 이틀에 걸쳐 샬럿에서 체포된 사람이 13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불법 체류 외국인이 체포돼 우리나라에서 추방될 때까지 법 집행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인 샬럿은 국경순찰대의 작전 강화로 불안감에 휩싸이며 크게 동요했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 비 라일스 샬럿 시장은 이날 성명에서 단속 요원들을 향해 "이민 신분에 상관없이 샬럿 시민 모두의 권리와 헌법적 보호가 지켜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조쉬 스테인 주지사도 단속 작전을 강력히 비판한 연설에서 "우리는 군복 차림으로 마스크를 쓰고 중무장한 요원들이 표식도 없는 차를 운전하며 피부색을 근거로 미국 시민을 표적으로 삼고, 인종 프로파일링을 하며 주차장과 인도에서 무작위로 사람들을 잡아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성토했다.
단속이 시작되자 지역 내 일부 남미계 업장들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마스크를 쓴 요원이 픽업트럭 창문을 부수고 한 남자를 끌어내는 모습을 담은 영상 등이 빠르게 퍼졌고, 항의 시위도 잇따랐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샬럿 급습 작전은 불법 체류자 체포 후 구금 시간을 최대 48시간 더 연장해달라는 요청을 시 정부가 1천400건이나 거부한 데 따른 대응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샬럿 단속에는 정치적 노림수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 방송에 따르면, 샬럿의 민주당 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자들의 시선을 이민 문제, 민주당 비판으로 돌리게 하려고 샬럿을 단속했다고 보고 있다.
딤플 아지메라 샬럿 시의원은 "이 행정부는 정치적 점수를 따기 위해 반이민적 수사를 내세웠다"며 "2026년 중요한 상원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그들은 정치적 점수를 따고 공포를 이용해 우리 지역사회를 분열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민주당이 운영하는 샬럿에서 체포 전력이 많고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한 남성이 열차에서 우크라이나인 여성 난민을 칼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정치 쟁점화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살인사건을 '통제 불능 범죄'로 규정하며 불법이민자·범죄자 단속을 위해 민주당 도시에 군을 투입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포석을 깔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샬럿이 현재 이민자가 급증하고 있는 도시라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을 끌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샬럿은 금융, 소매, 제조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성장세가 남미에서 온 이민자들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