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년 2천500만t엔 크게 못 미쳐…백악관 “中, 올해 美대두 1천200만t 구매 합의”
▶ 정상회담 합의 후속 조율 진행 속 ‘中의 약속 미이행’ 우려도 제기
미중 양국이 지난달 부산 정상회담과 관련한 세부 합의 내용을 막판 조율 중인 가운데 중국 국영 기업이 미국산 대두 84만t을 추가로 사들였다.
17일 로이터 통신은 미중 대두 거래에 정통한 무역업자 두 명을 인용해 중국 국영 곡물업체인 중량(中粮)그룹이 이날 미국산 대두 최소 84만t을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 일부는 다음 달에서 내년 1월 사이 미 걸프만 항만, 나머지는 내년 1월 미 태평양 북서부 항만에서 선적될 예정이다.
업자들은 로이터에 "거래가 확정되면 판매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이번 구매는 부산 정상회담 이후 최대 규모다.
또한 미 농무부(USDA)가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실제 구매한 미국산 대두 수량이 33만2천t에 그친다고 밝히면서, 대두 구매와 관련한 양국 합의 이행에 의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달 회담 후 미 백악관은 중국이 올해 미국산 대두 1천200만t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중국은 이에 대해 공식 인정하거나 언급한 바 없다.
중국이 대두 구매량을 다소 늘린 것은 맞지만, 여전히 예년(연간 2천500만t)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 농무부 발표와 로이터 보도를 통해 현재까지 확인된 정상회담 후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량은 총 117만2천t으로 백악관이 주장한 올해 수입 합의 수량의 10분의1 수준이다.
AP는 트럼프 1기 당시인 2020년 체결된 양국의 1단계 무역합의에서도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의 '대규모 구매'를 약속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역이 차질을 빚으면서 실제로는 이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케일럽 래글랜드 미 대두협회 회장은 "중국의 대량 구매나 정부 지원 없이는 수천 개 농가가 올해 문을 닫을 수 있다"며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기를 여전히 기대하지만, 현재까지 보고된 구매 규모가 너무 적어 확신하기 어렵다"고 AP에 말했다.
중국의 대두 구매가 늦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기타 농산물을 구매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미중 논의가 14일 진행됐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내년 봄 이전에 중국의 대두 구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나 논의에 참석한 양국 정부 관계자가 누구였는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산 대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중서부 농업지대에서 주로 생산되기 때문에 중국의 대미 관세 협상의 주요 무기로 사용돼왔다.
한편, 미중은 부산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합의 내용에 대한 막판 조율을 진행 중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16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중국과) 합의를 완성하지 않았다"며 추수감사절(이달 27일)까지 마무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회담 당시 합의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미국의 '펜타닐 관세'(마약류 펜타닐 원료의 대미 유입 차단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과한 관세) 인하 등을 지난 10일부터 시행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