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상원 임시예산안 통과 이르면 오늘 하원서 표결
▶ 트럼프대통령 서명 거치면 역대 최장 셧다운 종지부

전국적으로 항공기 결항·지연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시카고 오헤어 공항이 지연 항공편을 기다리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로이터]
연방정부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임시예산안이 지난 10일 연방상원 문턱을 넘었다. 11일로 42일째 이어진 셧다운은 임시예산안에 대한 연방하원의 최종 승인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종료될 가능성이 커졌다.
연방상원은 이날 밤 열린 본회의에서 연방정부 임시예산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찬성 60표, 반대 40표로 가결했다. 이번 셧다운은 건강보험개혁법(ACA·일명 오바마케어)에 따른 보조금 지급 연장을 둘러싼 공화·민주당의 이견으로 상원에서 임시예산안 처리가 불발되며 지난달 1일 시작됐다. 셧다운 국면에서 이날 이전까지 총 14차례 표결이 이뤄진 임시예산안은 양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필리버스터를 건너뛰기 위한 절차투표에서 번번이 가결 정족수(찬성 60표)를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중도 성향 민주당 의원 8명(친민주 무소속 1명 포함)이 공화당으로부터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에 대한 상원 표결 보장, 셧다운 이후 해고된 공무원들의 복직 등을 약속받고 절차투표에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셧다운 사태가 급반전을 맞았다.
지난 9일밤 연방상원에서 이뤄진 절차 표결에서 찬성 60표, 반대 40표로 가결되며 임시예산안을 처리할 길이 열렸다. 민주당 쪽 의원 8명이 공화당과 합의한 것은 내년 1월30일까지의 연방정부 임시예산안과 초당적 합의가 이뤄진 부처 및 정부 프로그램에 대한 2026회계연도 예산안 3건이다.
남은 연방하원의 승인 절차도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통과가 예상된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연방하원의장은 의원들에게 즉각 워싱턴 DC로 복귀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연방하원 표결은 이르면 12일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번 합의안에 대해 “매우 좋다”며 “합의를 따를 것”이라고 이날 언론에 밝혔다.
이번 셧다운은 지난 5일부로 종전 최장 기록(35일)을 뛰어넘으며 역대 최장 셧다운 기록을 세웠다. 항공관제사 인력 부족으로 항공편 운항이 감축돼 미국 주요 공항에서 항공편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저소득층 4,200만명을 대상으로 한 식비 지원 프로그램(SNAP) 등도 재정 고갈 위기에 처했다.
이번 임시예산안 표결 과정에서 민주당 내 균열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 척 슈머 연방상원 원내대표는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과 관련해 진전된 것이 없다며 이번 합의안에 반대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오바마케어 보조금을 1년 연장한다면 공화당의 임시예산안 처리에 동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공화당은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셧다운 사태가 종료돼도 항공운항이 당장 정상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연방항공청(FAA)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선 항공편 지연과 결항 사태가 정상화하는 데에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항공편 지연과 결항 사태를 부른 항공관제사 결근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항공사들이 전국 공항에 흩어진 항공기에 조종사와 승무원을 재배치하는 데에는 추가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항공운항 차질은 셧다운 탓에 발생했다. 미 전역의 항공관제사 약 1만3,000명은 지난 10월1일 셧다운이 시작된 이래 무급으로 일하고 있다. 연방공무원인 항공관제사들은 셧다운이 끝난 뒤 밀린 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일부 관제사들은 부업으로 생계를 이어 나가겠다면서 출근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관제 인력이 부족해지자 FAA는 주요 40개 공항에서 항공편 감축 조치를 시행 중이다. 10일 하루에만 2,3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11일에도 1,000편 이상이 취소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결근 중인 항공관제사들을 향해 “당장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급여를 깎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