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
기술주 급락 이후 낙폭 과대라는 인식 속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폭을 넓혔다.
다만 장 막판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분을 절반 가까이 토해낸 것은 기술주 고점 부담이 여전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5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5.76포인트(0.48%) 오른 47,311.0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4.74포인트(0.37%) 상승한 6,796.29, 나스닥종합지수는 151.16포인트(0.65%) 뛴 23,499.80에 장을 마쳤다.
전날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 위주로 주가가 급락한 상황을 기회로 본 저가 매수세가 증시를 들어 올렸다.
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3.02% 급등했다. 필리 지수의 대장주 엔비디아는 1.76% 하락했고 TSMC와 Arm도 약보합이었으나 지수를 구성하는 나머지 27개 종목은 모두 올랐다.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8.93% 급등했고 AMD는 2.31%, 퀄컴과 인텔도 3%대 강세를 기록했다.
AMD가 전날 장 마감 후 호실적을 발표하며 'AI 거품론'을 희석시킨 점은 낙폭 과대 인식과 함께 투자 심리에 낙관적인 요소였다. AMD는 3분기에 매출 92억5천만달러, 순이익 12억달러를 달성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도 대부분 상승했다. 엔비디아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는 1%대 하락률을 기록했으나 나머지 종목들은 모두 올랐다.
테슬라는 4% 넘게 뛰었고 브로드컴과 알파벳도 2%대 강세였다.
다만 장 막판 15분 사이에 주가지수가 이날 상승분의 약 절반을 토해낸 것은 주가 고평가와 AI 거품론이 여전히 투심에 부담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나스닥 지수는 장 중 1.23%까지 오르다 마감을 앞두고 0.64%까지 상승률이 줄었다.
오사익의 필 블랑카토 수석 시장 전략가는 "아직 시장의 폭이 넓지 않다"며 "AI 분야에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고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평가된 상황에서 앞으로는 AI 관련 투자를 어디에 해야 할지 매우 신중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메리프라이즈파이낸셜의 앤서니 사글림베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오늘 시장은 약간 저가 매수 분위기였는데 이는 4월 이후 시장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테마"라며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낙관적인 방향을 가리키는 데 도움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지속되면서 정부 공식 통계는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셧다운은 이날로 36일에 이르며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민간에서 발표한 경기지표는 미국 경제의 견고함을 가리켰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0월 서비스업 PMI가 52.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9월의 50.0에서 2.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확장 속도가 빨라졌음을 시사했다.
미국 ADP가 발표한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민간 고용은 전달 대비 4만2천명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 2만5천명 증가를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기술과 필수소비재, 부동산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올랐다. 임의 소비재와 통신서비스는 1% 넘게 상승했다.
미국 대법원에서 이날 열린 상호관세의 적법성 심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였다. 대법원장 등 대법관 9명은 성향과 관계없이 트럼프 행정부 측의 변론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포드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 등 자동차 업체의 주가가 3% 가까이 올랐고 캐터필러는 4% 상승했다. 대법원이 트럼프의 상호관세를 불법이라고 판단하면 자동차 및 중장비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37.4%로 뛰었다. 전날 마감 무렵엔 31.4%로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99포인트(5.21%) 내린 18.01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