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상무부 입국 통계 8월 유학생 입국 19%↓
▶ 학생비자 심사 강화에 미국 학위 인기도 감소
트럼프 행정부의 학생비자 심사 강화와 입국 제한 조치, 정치적 분위기, 미국 대학 학위에 대한 인기 감소 등으로 인해 올해 미국으로 입국한 유학생들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 상무부 산하 기관인 국가여행관광청이 발표한 예비 자료에서, 이번 학년도 시작 시점인 지난 8월 미국에 학생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31만3,138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9%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감소세는 지난 6월과 7월에도 나타났지만, 통상 가장 많은 유학생이 입국하는 8월의 수치가 가장 주목됐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 5월 말 외국인 학생 비자 인터뷰 일정을 일시 중단했으며, 3주 후 재개하면서 비자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검증하는 새로운 규정을 시행했다. 업계 단체들은 유학생 감소로 대학 재정과 미국 대학의 국제적 위상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국제입학관리협회(AIEM)의 클레이 하먼 사무국장는 이 중단 시점이 “가을학기 비자 발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6월 발표한 19개국 대상 입국 제한 조치도 유학생 입국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해당 국가 대부분은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지역에 있었는데 연방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이 세 지역에서 미국에 입국한 유학생 수는 아프리카 33%, 아시아 24%, 중동 17% 각각 줄어들었다. 특히 인도는 45% 급감했는데, 인도는 미국으로 유학생을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였다.
또한 반이민 정책 기조에 대한 우려도 유학생 입국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들어 연방 정부가 유학생 비자 단속을 강화하고 체류 자격을 박탈하는 사례가 잇따랐고, 일부 대학의 연구비 지원 중단되기도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학들이 유학생 의존도를 줄이고 유학생 등록 상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유학생들은 재입국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여름 동안 해외 여행을 피하기도 했다.
유학생 감소가 기본적으로 미국 대학 학위의 가치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예를 들어 이스탄불의 한 교육 컨설턴트는 상담자들 사이에서 미국 대학에 대한 관심이 최근 수년간 줄어들고 있다며, 주된 이유는 재정적 부담과 미국 학위가 과연 가치있는가에 대한 회의감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학의 인기가 줄자 일부 다른 나라들의 유학생이 늘어났는데, 영국 대학 유학생 지원이 급증했고, 중국 학생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학생 및 교환 방문자 관리시스템(SEVIS)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 한인 유학생은 4만4,96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4년 9월의 4만7,222명 대비 4.8% 줄어든 수치다. 2년 전인 2023년 9월의 4만8,292명과 비교하면 6.9% 적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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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