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카이치, ‘아베 후계자’로 트럼프 대응…선물도 아베식”

2025-10-27 (월) 10: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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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언론 “2019년 트럼프 국빈방문 관여 직원들 불러…황금 골프공 준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오는 28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을 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 전 총리 후계자'임을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7일 보도했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4일 첫 국회 연설에서 아베 전 총리가 사용했던 표현을 인용하며 '아베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태도를 명확히 나타냈는데, 외교에서도 같은 전략을 사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가 강조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은 아베 전 총리가 2016년 중국을 염두에 두고 제안한 외교 정책으로, 법의 지배와 국제질서를 중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와 밀월 관계를 유지했고, 올해 2월 백악관에서 개최한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아베 전 총리를 5번이나 언급하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내 친구였던 아베 전 총리의 친구이자 동지였다"며 "두 사람은 매우 친하고 사고방식도 비슷하다고 들었는데, 일본과 미국에 매우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NHK가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2019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했을 당시 근무했던 직원을 도쿄에 모아 준비 작업을 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에 관여한 이치카와 게이이치 전 관방 부장관보를 국가안전보장국장으로 기용했고, 회담 통역은 다카오 스나오 외무성 일미지위협정실장에게 맡겼다.

다카오 실장은 아베 전 총리 통역으로 활동했고, 과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작은 총리'(little prime minister)로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오 실장은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통역을 맡았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모자를 교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모자로는 '메이크 아메리카 그레이트 어게인'(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다카이치 총리 모자로는 '재팬 이즈 백'(일본이 돌아왔다)이라고 각각 적힌 모자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는 "아베 전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자를 증정한 적이 있어서 같은 형태로 친교를 심화하려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좋아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금박 기술을 활용한 '황금 골프공'과 아베 전 총리가 사용했던 골프 장비도 선물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7일 만에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다. 2001년 이후 취임한 일본 총리 12명과 비교하면 2009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와 함께 가장 짧은 기간이라고 닛케이가 전했다.

그러면서 "역대 총리는 첫 미일 회담 장소가 미국 혹은 국제회의가 열린 제3국이었다"며 도쿄에서 열리는 이번 회담이 매우 이례적인 첫 대면이라고 해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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