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선트 재무, 정상회담전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엔 “아직 아냐”
▶ 트럼프, 美 조선업 재건 의지 다져… “그리어 “비관세장벽 많은 부분 해결”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29일(한국시간) 경주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무역합의가 정상회담 계기에 타결될 가능성에 신중론을 피력하면서도 조선업 분야에서 양국 협력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시아 순방에 동행 중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백악관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이 한미 무역협상이 29일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지 묻자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베선트 장관은 "전체적인 틀은 이미 마련됐다"면서도 "처리해야 할 세부 사항이 많고 매우 복잡한 협상"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기자들에게 한미 무역협상이 "타결에 매우 가깝다"며 "그들이 (타결할)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됐다"고 말했는데,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결이 달랐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한국 정부에 이어 미국 정부도 한미정상회담 전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을 피력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4일 진행된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시간표, 우리가 어떻게 손실을 공유하고 배당을 나눌지 이 모든 게 여전히 쟁점"이라며 "(타결) 지연이 꼭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런 반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내 회견에서 조선업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해 한미간 관련 협력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더 많은 배를 (만들기를) 원한다"면서 "수많은 회사가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다. 그들은 (선박) 건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뒤 미국에는 "사용 가능한 조선소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만 해도 세계 최대의 조선 강국이었지만, 이후 산업 경쟁력이 약해지고 선박을 외국에서 수입하기 시작했다면서 "그 산업을 되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한국은 조선업 분야에서 미국에 투자할 훌륭한 계획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이미 그렇게 했다"며 "지금은 미국 내 한국 투자를 어떻게 가장 잘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대미(對美) 조선업 투자는 지난 7월 30일 큰 틀에서 합의된 양국 관세 및 무역 협상의 핵심 요소였다. 따라서 현재 한국의 대미투자금 집행 방식 등을 놓고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한미 후속 협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등의 발언이 갖는 함의가 주목된다.
앞서 한국은 조선업 분야 1천500억달러를 포함한 3천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미국은 한국에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한 상태다. 이후 3천500억달러 투자 펀드의 구성 방식과 이행 시기 등을 놓고 3개월째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리어 대표는 또 "한국이 오랫동안 우리(미국)에 대해 비관세 장벽을 유지해왔던 부분들이 있다. 그중 많은 부분을 우리가 해결했다. 그래서 그건 아주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리어 대표는 한국의 어떤 비관세 장벽이 '해결'됐는지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미국은 한미 무역협상 과정에서 농산물 검역 등의 비관세 장벽 해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