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치 못한 인기에 준비된 상품 많지 않아…의상·소품 직접 만들기도
![[특파원시선] 美 핼러윈에도 ‘케데헌’ 열풍…코스튬 품절대란 [특파원시선] 美 핼러윈에도 ‘케데헌’ 열풍…코스튬 품절대란](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10/25/20251025173721681.jpg)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에서 10월 마지막날인 핼러윈은 크리스마스와 함께 연중 최대 축제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필자가 사는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아주 평균적인 동네에서도 지난달부터 이미 집마다 해골, 유령 인형, 거미줄 같은 소품으로 지붕과 벽, 정원을 도배하다시피 꾸며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필자의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도 매년 핼러윈이 있는 주간의 금요일에 퍼레이드 행사를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이의 핼러윈 의상을 준비해야 하는데, 필자에겐 3년째 스트레스를 주는 행사다.
돈과 정성을 들여 준비하는 만큼, 사람들은 한눈에 주목받을 수 있는 핼러윈 복장을 마련하려 애쓰는데, 올해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열풍이 이어지면서 관련 의상·소품에 대한 수요가 뜨거운 분위기다.
실제로 필자는 핼러윈을 약 2주 앞둔 지난 19일 아이의 학교 친구 가족을 따라 핼러윈 이벤트가 한창인 LA 동물원에 갔는데, 다양한 핼러윈 복장을 입고 온 아이들 가운데 특히 케데헌의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스'처럼 꾸미고 온 아이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
사자보이스의 '소다팝' 의상뿐만 아니라 저승사자 의상인 검은 삿갓과 두루마기를 입고 온 아이도 눈에 띄었다.
이런 분위기는 LA뿐만 아니라 미국 곳곳에서 비슷한 상황인지,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4일 "넷플릭스는 '케이팝' 열풍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 부모들은 핼러윈 공포에 빠졌다"는 제목의 기사로 케데헌 의상·소품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조명했다.
핼러윈에 헌트릭스나 사자보이스 의상을 입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부모들이 이런 의상이나 소품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온라인에서 구할 수 있는 상품은 대체로 이미 동났거나, 품질이 낮고 신뢰할 수 없는 공급처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배송 기간도 몇 주까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WSJ은 전했다.
넷플릭스가 판매하는 공식 라이선스 상품의 경우에는 주인공 루미가 입은 대표적인 노란색 재킷이 89.95달러에 판매되는데, 추가로 반바지와 부츠, 보라색 머리 장식까지 갖추려면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급기야 일부 부모들은 재봉틀과 글루건을 꺼내 의상과 소품을 직접 만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통상 인기 있는 핼러윈 의상은 2년 전부터 제작이 준비되는데, 케데헌의 경우 넷플릭스도 미처 예상치 못한 큰 성공을 거두면서 미리 제작된 상품 물량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메릴랜드의 한 소품 디자인 업체는 극중 헌트릭스의 '미라'가 쓴 무기와 비슷한 '곡도'를 3D 프린터 버전으로 제작·판매했는데, 개당 750달러(약 108만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주문이 폭주해 판매를 중단해야 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 업체를 운영하는 캔디스 버거는 "주문이 너무 빨리 들어와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