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억3천만달러 기부…현역 장병 130만명 급여 주기엔 턱없이 부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기간 현역 군인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민간인으로부터 1억3천만달러(약 1천900억원)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24일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행사에서 행정부에 한 민간인 기부자가 1억3천만달러를 쾌척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기부자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은 채 그를 "애국자"이자 자신의 "친구"라고 칭했다.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국방부가 '일반 기부금 수령 권한'에 따라 이 기부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기부가 "군인들의 급여와 수당에 들어가는 비용을 상쇄하는 데 쓰이는 조건으로 이뤄졌다"라고 덧붙였다.
일반 기부금 수령 권한은 미 국방부가 임무 중 다치거나 질병이 생긴 군인과 군무원을 위해 기부금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다.
다만, 이번 기부 액수는 현역 미군 장병들에게 충분한 급여를 주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미 현역 군인은 130만명으로, 이번 기부금을 균등 분배한다고 가정하면 1인당 약 100달러(14만원)에 불과하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따르면 지난해 미 연방정부는 군인 급여에 1천910억달러(275조원) 이상을 지출했다. 2주마다 지급되는 군인 급여에 평균 70억달러(10조원)를 쓴 것이다.
미 의회의 여야 대립으로 임시예산안 처리가 계속 실패하면서 연방정부 일부 기능이 중단되는 셧다운이 지난 1일부터 이어지자 현역 군인들이 이달 정규 급여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OMB 자료에 따르면 가장 최근 군인들에게 지급된 급여는 국방부의 연구개발 예산 중 미사용된 금액 80억달러(11조5천억원)로 충당됐다.
미 현역 장병들은 셧다운 기간에도 복무를 계속해왔다. 현재 미국의 군 인력은 현역 장병 130만명, 군무원 200만명가량이다.
미국의 다른 연방 부처 공무원들은 의회가 예산안을 처리할 때까지 무급 휴직을 하거나 급료를 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
앞서 전날 미 연방상원이 셧다운으로 급여가 끊긴 공무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한 법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따라서 급여 지급일인 24일에 50만명 이상의 연방정부 공무원이 2주 치 급여를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