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中4중전회 오늘 폐막…美에 맞서는 기술혁신 강국 비전 제시하나

2025-10-22 (수) 02: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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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차 5개년 계획안 통한 청사진 주목… “반도체·AI 등 연구 돌파에 초점”

▶ 대대적인 인사 교체도 전망…세부 내용은 내년 3월 양회 이후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만남을 앞두고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23일 막을 내린다.

미중 경쟁 격화 속 중국 공산당 최고권력기구가 향후 5년간의 경제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최첨단 기술 혁신과 인재 양성에 전력을 쏟아 세계 패권국으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낼 전망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지난 20일 오전 4중전회를 개막했다.


첫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중앙위원들은 이날까지 비공개회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외적으로 공개된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인 15차 5개년 경제 계획(2026∼2030년) 등과 관련한 논의 결과가 이날 폐막 이후 간략한 보고 형태로 공개될 예정이라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통상 폐막 때는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계획안에 대한 정식 승인도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한국의 국회 격)에서 이뤄진다.

코로나19 이후 수요 회복을 하지 못하고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하는 내부적인 과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은 올해 들어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와 각종 수출 통제라는 악재까지 맞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내놓을 미래 비전은 첨단 기술 발전을 통한 경제 성장에 방점이 찍혔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관영매체를 통해서도 강조되고 있다.

신화통신은 지난 20일 사설을 통해 15차 5개년 계획의 시기와 관련해 중국의 발전 환경이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전략적 기회와 위험한 도전이 공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 혁신을 중시하고 실물경제를 근간으로 하며 신흥 산업을 적극적으로 발전시키고 미래 산업을 선제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이 이제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의 기술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혁신을 이루고자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푸단대 중국연구원 부연구원인 류뎬은 홍콩 매체 성도일보에 "과학기술 혁신이 고품질 발전을 추구하는 핵심 동력"이라면서 "15차 5개년 계획은 반도체, AI, 양자 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연구 돌파를 가속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국이 현재는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술 분야들에 대한 돌파구 마련이 중시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전통 산업의 스마트화와 디지털 전환도 추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언급된 산업 외에도 6G 통신, 우주항공, 심해기술, 수소에너지, 핵융합 등 첨단기술이 필요한 분야에서 중국은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중국이 최근 생성형 AI 모델, 전기차, 스마트폰, 인터넷 생태계 등에서 이뤄낸 혁신이 장기간의 국가적인 투자와 지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나며 중국 정부가 내놓을 비전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급속한 성장 속에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이 심화하는 등 부작용들도 명확한 만큼 성장의 명암을 모두 아우를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를 새로이 제시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중국 공산당은 이번 4중전회를 통해 대폭 물갈이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도 보인다.

특히 중국 국방부는 4중전회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두고 지난 17일 중국군 서열 3위와 5위였던 허웨이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먀오화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 등 9명의 제명 사실을 공개했는데 이는 중앙위원들의 대대적인 교체를 예고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 주석 주도의 '반부패 운동'이란 미명 하에 진행된 대대적인 숙청의 칼날을 피하지 못해 낙마한 인사들로 중앙위원회에는 최근 몇 년 새 공석이 크게 늘었다.

최소 12명의 인원이 교체돼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숙청된 군 간부들, 특히 결원이 많은 중앙군사위원회의 일부 교체가 발표될 것"이라면서 "민간 부문을 포함해 상당한 규모의 인사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임기 2년을 남긴 시 주석의 후계에 대한 질문은 금기시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 주석이 4연임을 할 것인지 후계자를 지명할 것인지를 둘러싼 관심도 덩달아 커진 상황이다.

한편, 중국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주요 정치행사와 마찬가지로, 4중전회는 대중과 내외신 언론의 접근이 철저히 금지된 채 비공개로 진행된다.

회의 시작 후 참석자들은 격리되며, 회의 내용의 유출을 포함해 외부와의 의사소통이 엄격히 통제된다.

회의 장소는 베이징 서쪽 징시(京西)호텔로 알려졌는데, 이곳은 일반 호텔과 달리 인민해방군 총참모부가 직접 관리하는 특수시설이다.

4중전회가 폐막하자마자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한국의 국회 격) 상무위원회를 오는 24∼28일 개최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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