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침묵의 속삭임

2025-10-21 (화) 07:54:08 김정혜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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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소리 멀어져 가며
으스스 바람이 한기를 몰고 오고
먼 산자락에 아련히 물든
단풍이 소리 없이 날리는데
속삭이듯 밤의 침묵이
지나온 나의 세월을 안아준다

예쁜 바람 소리 내 귀에 앉으며
설렘의 마음이 빼꼼히 열리고
가슴 비집고 오는데
밤송이같은 국화꽃 안고
환한 미소로 다가온다

실개천이 졸졸 흐르고
송사리떼 놀고 있는 물에
짓궂은 돌 하나가 굴러 풍덩
깜짝 놀라 모두 숨고
내려다 보던 하늘도
웃음으로 화답한다

바람이 내 귀에 속삭이는 말
기다림의 축복은
시월의 열매들이다

<김정혜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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