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00곳서 동시시위…“역대 최대” 이민단속·군투입·대학탄압 등
▶ 트럼프 정책에 거센 반대 목소리 트럼프, ‘오물 폭격’ 영상 공유

18일 맨하탄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린 노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팻말을 든 참가자들이 집결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노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18일 뉴욕을 비롯한 미 전역 50개주 2700여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이날 시위는 오전 10∼11시께부터 뉴욕과 워싱턴DC, 보스턴, 애틀랜타 등 동부 주요 도시의 중심 거리에 인파가 쏟아져 나오면서 시작했다. 이어 시차가 있는 시카고, 미니애폴리스, 휴스턴, LA 등 중·서부 지역에서도 같은 기치를 내건 대규모 시위가 잇따랐다.
■뉴욕 10만명 포함 700만명 동참=이날 시위대는 트럼프 행정부의 민주주의 위협, 법원판결 무시, 반이민정책, 연방정부 구조조정, 대학탄압 등을 비판하는 팻말을 들고 곳곳에서 거리로 나섰다. “왕은 없다” “파시스트는 꺼져라”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제왕적 통치를 비판하는 문구가 등장했다.
특히 시위대가 도심을 점령하다시피한 뉴욕에서는 맨하탄 14스트릿부터 45스트릿까지 약 2마일이 넘는 구간이 통제됐다. 뉴요커들은 “우리 민주주의에 손대지 마라”, “이민자들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 나왔다.
ICE퇴출”을 외쳤다. 뉴욕시경찰국(NYPD)은 최소 10만명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치안유지를 이유로 군대를 투입한 워싱턴 DC와 LA, 군대를 투입하려다 제지당한 시카고, 포틀랜드 등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에서도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나왔다.
이날 일부 시위대는 현장에서 비폭력·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노란색 옷과 두건 등을 착용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를 풍자하는 각종 인형과 함께 특이한 복장이나 분장을 하고 나와 시위를 축제처럼 즐기는 모습이었다.
경찰은 이와관련 대부분 시위가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밝혔으며, 대도시에서 시위 관련 사건이나 체포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실제 NYPD는 이날 오후 3시30분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현재 대부분의 ‘노킹스’ 시위대는 해산됐고 교통통제가 해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위 관련 체포를 단 한 건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반트럼프 시위를 조직해온 시민단체 ‘50501’은 이날 미 전국 50개주에서 2700여건의 시위가 열렸으며 모두 700만 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시위다.
■트럼프, 합성 영상으로 시위대 조롱=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당일 20초 분량의 합성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전투복을 입은 그는 ‘킹 트럼프’라는 이름의 전투기를 몰고 반트럼프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대량의 갈색 오물을 투척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시위 전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나를 왕으로 지칭하고 있지만, 나는 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을 지금까지 끌어온 게 노 킹스 시위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며 이같이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