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이언스뱅코프 등 지방은행, 상업용부동산 펀드 관련 부실 처리
▶ 월가, 다이먼 ‘바퀴벌레’ 발언에 경각심… “대형은행 괜찮으면 문제없어” 시각도
미 주요 기업들이 3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일부 중소형 은행들의 부실 대출 우려가 커지면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뉴욕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18일 보도했다.
보도와 공시 내용 등에 따르면 미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본사를 둔 중형 은행 자이언스 뱅코프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펀드와 관련해 6천만 달러 규모의 충당금을 설정하고 이 가운데 5천만 달러 규모의 대출 채권을 상각 처리하기로 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 같은 발표에 다음 날 뉴욕증시에서 뱅코프 주가는 13% 급락했다.
자이언스 뱅코프 외에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를 둔 지방은행 웨스턴 얼라이언스 역시 유사한 손해를 입었다고 밝혀 주가가 11% 급락했다.
자이언스 뱅코프가 상각처리한 부실 대출은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을 해온 캔터그룹 펀드와 관련해 빚어졌다.
자이언스 뱅코프의 자회사인 캘리포니아 뱅크&트러스트(CB&T)는 이 펀드를 운용한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CB&T는 소장에서 "정교한 금융상품을 다루는 차주들이 CB&T의 신뢰를 남용하고 대출 구조를 조작했으며 담보 보호 장치를 체계적으로 제거해 신뢰를 광범위하게 배신했다"라고 주장했다.
캔터그룹 펀드를 상대로 선순위 담보대출을 해줬는데 당초 약정과 달리 담보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돼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들 은행이 밝힌 손실액의 규모보다는 이 같은 부실 대출이 잠재적인 신용시장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파산으로 미국 은행 부문에 대한 신뢰 우려가 여전히 남은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한 대출이 중소형 은행의 취약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월가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잠재적 부실 문제는 신용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뇌관으로 오래전부터 지목돼왔다.
나아가 최근 자동차 담보대출 업체 트라이컬러의 파산 사태와 관련해 부실 대출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상황이다.
월가에 영향력이 큰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부실 대출을 바퀴벌레에 비교하며 "바퀴벌레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실제로는) 아마도 더 많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다이먼 CEO는 지난 14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트라이컬러 파산 사태와 관련해 1억7천만 달러 규모의 자산을 상각 처리했다고 밝히며 이처럼 언급했다.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뉴욕증시가 랠리를 지속하며 '거품' 논란이 커지고 있는 현 상황도 투자자들이 부실 대출 이슈에 민감해 하는 주된 배경이 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주요 대형은행들이 올해 들어 호실적을 지속하는 데다 강화된 은행규제로 부실 대출에 대한 위험 노출도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일부 지방은행의 부실 대출 문제가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금융투자 플랫폼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시장 전략가는 "대부분의 은행, 특히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들이 괜찮다면 은행 부문은 시스템 전체의 문제가 아닌 이상 특정 은행들의 문제를 털어버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