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형 복합단지 계획 승인
▶ ‘포스 앤 센트럴’ 프로젝트
▶ 7.6에이커·10개동 빌딩 건설
▶ 임대 주택부터 레스토랑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노숙인이 밀집한 지역으로 악명이 높은 LA 다운타운 ‘스키드 로우’가 변신을 앞두고 있다. 2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복합 주거·상업 단지로 탈바꿈하는 재개발 청사진이 올해 말 LA 시의회 최종 승인을 앞둔 가운데 고금리와 경기 둔화라는 악재를 뚫고 도시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LA 타임스에 따르면 지난주 LA 도시계획위원회는 스키드 로우를 재건하는 내용의 20억달러 규모의 ‘포스 앤 센트럴’ 프로젝트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 프로젝트는 7.6에이커 규모의 부지를 주거·상업·문화 기능이 어우러진 초대형 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키는 계획이다. 수십 년간 자리해온 식품 냉장창고 시설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다양한 높이의 총 10개동 빌딩을 세울 예정이다. 이곳에는 총 1,589세대의 임대 아파트와 40만제곱피트 규모의 사무공간, 14만5,000스퀘어피트 규모의 소매점 및 레스토랑이 들어설 예정이다. LA 시의회는 올해 말 개발안을 최종 심의할 예정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단지에 249채의 저렴한 주택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는 극심한 주택난을 겪고 있는 LA 도심에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건축가 스튜디오 원 일레븐이 설계한 이 단지는 아트 디스트릭과 인접 지역의 경계에 자리 잡아, 낙후된 산업 시설을 활력 넘치는 도심의 허브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십년간 절망의 거리로 불리며 도시의 부끄러운 상처로 남아 있었던 노숙인 밀집 지역을 재개발하는 프로젝트는 LA 콜드 스토리지 사장이자 부지 소유주인 래리 라우크의 단호한 의지로부터 시작됐다. 라우크의 가족은 1960년대부터 이곳에서 식품 냉장 시설을 운영해왔으며, 현재는 사업장을 이전하고 이 부지를 미래 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내놓았다.
물론 스키드 로우 재건 프로젝트에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개발안이 처음 제안된 2021년 이후 변화하는 시장 상황과 지역 사회의 복잡한 요구에 따라 수많은 수정이 가해졌다. 원래 44층으로 계획됐던 최고층 아파트 타워는 30층으로 규모가 축소됐, 당초 계획에 있던 호텔은 주택 수요 증가에 따라 저렴한 주택을 포함한 추가 주거 단위로 대체됐다. 여기에 리틀 도쿄 갤러리아 쇼핑센터와의 보행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개방 공간 설계도 변경되는 등 프로젝트는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며 진화해왔다.라우크는 “우리는 이 산업 부지를 복합 용도의 커뮤니티로 전환하는 계획에 수년을 투자했으며, 도시 의사결정권자들이 우리의 비전에 동의한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물론 넘어야 할 장애물은 남아 있다. 장기화된 고금리 기조와 경기하락 여파로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연금기금이나 보험사 같은 대형 기관투자가들은 LA의 불안정한 규제 환경을 이유로 발을 빼고 있다. 주택 매매 시 부과되는 과도한 양도세, 세입자 퇴거 제한 조치 등 정책 변수는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성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에 해당한다. 실제로 개발 초기 함께 참여했던 덴버의 부동산 개발사 컨티넘 파트너스는 프로젝트에서 손을 뗐다. 라우크는 “이제 LA 콜드 스토리지가 선두에 서서 이 프로젝트를 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LA의 스카이 라인과 도시 주택 문제해결에 중대한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센트럴 시티 협회 넬라 맥오스커 회장은 “이 프로젝트는 주택 문제 해결에 중대한 진전을 의미한다”며, “새로운 상점과 레스토랑은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더 많은 기업과 사람들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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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