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인상 검토’ 발언 6시간 만에 고율관세 발표…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
▶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통제도 같은날 개시”…APEC계기 미중정상회담 무산 위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맞서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서로 100% 넘는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 전쟁'을 벌이다가 이후 고위급 협상을 이어오며 소강 상태를 맞았던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될 우려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무역과 관련해 극도로 공격적인 입장을 취했다는 것을 방금 알게 됐다"며 이 같은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현재 미국의 대중국 관세는 평균 55% 수준으로, 여기에 100% 관세가 추가되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은 평균 155%의 관세를 적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전 세계에 매우 적대적인 서한을 보내 2025년 11월 1일부터 자신들이 생산하는 사실상 모든 제품과 심지어 자신들이 만들지 않은 일부 제품에 대해서도 대규모 수출 통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중국의 조치에 대해 "이는 예외 없이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치며 그들이 몇 년 전부터 계획한 사안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 무역에서 이런 일은 들어본 적이 없으며 다른 국가와의 거래에 있어 도덕적 수치"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런 전례 없는 조치를 한 사실을 근거로, 비슷하게 위협받은 다른 나라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만을 대표하여, 2025년 11월 1일부터(또는 중국이 추가 조치나 변화를 취할 경우 더 빠르게) 미국은 중국에 대해 현재 그들이 내고 있는 관세에 추가로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11월 1일, 우리는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런 조치를 했다는 것을 믿기 어렵지만, 그들은 그렇게 했고, 나머지는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같은 날 올린 트루스소셜 글에서도 "중국이 각국에 서한을 보내 '희토류' 생산과 관련된 모든 요소에 대해 수출 통제를 하겠다고 통보하고 있다"며 "전 세계를 인질(captive)로 잡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 순간 검토하는 정책 중 하나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말한 뒤 약 6시간 만에 대중국 '100% 추가 관세' 방침을 발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관세 인상 방침을 발표하면서 추후 중국의 후속 입장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두 정상의 APEC 계기 만남이 불발되는 것은 물론 양국 관계가 첨예한 갈등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미중 '관세전쟁' 재발 우려에 뉴욕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8.82포인트(-1.90%)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2.60포인트(-2.71%)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820.20포인트(-3.56%) 떨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