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이치·아소, 제3야당 국민민주당과 잇단 접촉…총리 지명선거 17일로 밀릴 수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로이터]
이달 중순 일본 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국회 여소야대 구도 극복을 위해 정책 지향이 유사한 제3야당 국민민주당에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자민당과 연립 정권을 구성했던 공명당에서는 오히려 다카이치 총재의 강경 보수 성향을 우려해 연정에서 이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7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 이튿날이었던 지난 5일 오후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와 비밀리에 회동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연정 확대를 염두에 두고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재를 지지했던 아소 다로 전 총리도 전날 국민민주당 신바 가즈야 간사장과 30분간 만났다. 아소 전 총리는 기시다 후미오 정권 시절이던 2022년 국민민주당의 연립 참여를 수면 아래에서 추진했던 경험이 있다.
다카이치 총재는 국회 총리 지명선거 이전에 연정을 확대하려는 의욕을 나타내 왔지만, 국민민주당은 연정 참여보다는 정책별 협력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민당은 15일 소집 예정이던 임시국회를 17일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이 경우 국회 총리 지명선거도 17일로 늦춰진다.
아사히는 "다카이치 총재를 지지했던 아소파와 캠프 간부들이 국민민주당과 협력을 바라고 있다"며 두 정당의 경우 국정 선거에서 후보자 조정이 필요한 지역구가 적다고 해설했다.
이어 "(자민당이) 국민민주당을 지지하는 단체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산하 노동조합 표를 가져오려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렌고 측은 국민민주당이 연정에 참여하는 데 대해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재는 정권 초기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이처럼 정계 개편을 시도하고 있지만, 오랜 연정 상대인 공명당은 다카이치 총재의 보수적 정책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평화의 당'임을 강조하는 공명당은 종교단체 창가학회에 뿌리를 둔 정당으로, 중도 보수를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명당은 다카이치 총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보수 성향인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의 관방장관 기용 등에 반대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지금까지는 대부분 자민당 총재가 선출되면 직후에 자민당·공명당 당수 회담이 열려 새로운 집행부와 협력을 확인하고 연립 지속을 확인했다"며 "이번처럼 공명당의 연정 참여 유지 등을 둘러싸고 양측이 향후 대응을 협의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해설했다.
공명당 방침과 관련해 자민당 내부에서는 "어디까지나 협상 전술로 연립 이탈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과 이제 양측이 결별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이 함께 나오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립 정권 확대 전 단계인 공명당과 연립 지속이 난항을 겪는다면 다카이치 체제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출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한편, 다카이치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를 전한 것과 관련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서 "일미 동맹을 한층 강하고 풍요롭게 하기 위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추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일본이 첫 여성 총리(총재)를 막 선출했다. (그는) 큰 지혜와 강인함을 지닌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라고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