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즈 트렌드] 할리웃 ‘AI’ 배우까지 등장 ‘논란’

2025-10-06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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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에이전트 계약 임박

▶ ‘배우 일자리 훔쳐’ 반발

이젠 인공지능(AI) 여배우까지 등장하면 논란이 되고 있다.

3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할리웃 업계는 실제 인간과 구별이 불가능한 인공지능(AI) 배우 등장에 생계 위협과 예술성 훼손 등을 내세우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네덜란드 배우이자 프로듀서인 엘린 판데르 펠덴이 탄생시킨 ‘틸리 노우드’라는 AI 배우가 있다.


갈색 머리에 영국식 억양을 사용하는 노우드는 지난 5월부터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만들고 가상의 일상을 공유하며 대중과 소통해왔다.

노우드는 지난달 27일 스위스 취리히 영화제 부대행사에서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공식 소개됐다. 당시 펠덴은 노우드가 조만간 기획사와 정식 계약을 맺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는 최초의 AI 여배우가 된다.

노우드가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에 할리웃 업계는 즉각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할리웃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성명을 내고 “틸리 노우드는 배우가 아니다”며 “수없이 많은 전문 연기자의 작업 결과물을 습득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생산해낸 캐릭터”라고 힐난했다. SAG-AFTRA은 노우드가 삶의 경험도 감정도 없다며, AI 배우의 등장이 어떠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의 연기를 훔쳐 이들을 실직 상태로 만들고 공연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며 인간의 예술성을 훼손하는 문제를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할리웃을 비롯한 전 세계 영화·방송 업계는 이미 각종 콘텐츠 제작에 AI 기술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지만 이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를 두고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AI 배우를 향한 따가운 시선에 펠덴은 “노우드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창작물”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또 “AI 캐릭터가 실제 배우의 비교 대상이 되는 것보다 그 자체가 하나의 장르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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