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APEC D-30] 세계의 눈 경주로 쏠린다…트럼프·시진핑 등 정상 집결

2025-09-27 (토) 04: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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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만에 한국서 개최… ‘자유무역 향방’ 미중 외교전·한반도 문제 논의 관심

▶ ‘경주 선언’ 나올지 주목…AI·인구변화 대응도 핵심 의제

[APEC D-30] 세계의 눈 경주로 쏠린다…트럼프·시진핑 등 정상 집결

21일(한국시간)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장으로 쓰이는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HICO) 전경. [연합뉴스]

2025년 10월 31일(이하 한국시간) 세계의 눈이 경주로 모인다.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든 글로벌 경제와 맞물려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질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28일 기준으로 33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APEC 정상회의는 내달 3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개최돼 아시아·태평양 일대 주요국이 경주에 모여 세계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게 된다.


APEC은 한국과 미국·일본·중국·러시아는 물론 호주·캐나다·베트남·멕시코 등 태평양 연안의 21개 회원이 가입해 있다. 홍콩처럼 나라가 아닌 경제 단위도 속해 있으므로 '회원국' 대신 '회원'이라고 표현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이 대부분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썼다.

세계 경제의 가장 중요한 두 축인 미국과 중국 지도자의 경주 APEC 동반 참석을 예고한 것으로, 올해 APEC의 '흥행'을 위한 기본 요소는 충족한 셈이다.

미중 정상이 나란히 한국을 찾는 건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이다.

올해 APEC 정상회의는 2005년 부산 회의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다.

오랜 시간이 흐른 만큼 무역자유화와 농산물 협상 등이 주요 이슈였던 20년 전과는 의제가 사뭇 다르다.


한국은 올해 의장국으로서 인공지능(AI) 협력, 인구구조 변화 대응이라는 두 가지 핵심 의제를 제시했다.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된 AI의 대두, 저출산·고령화로 요약되는 인구구조 변화를 APEC이라는 경제 공동체가 지향하는 경제 발전과 번영을 위해 어떻게 활용하고 또 대응해야 하는지 논의해보자는 취지다.

정부는 APEC 정상회의에서 AI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논의해 두 분야에서 정상들 차원의 문서를 채택하는 것을 목표로 의제를 가다듬으며 APEC 회원들과 이를 공유하고 있다.

AI와 인구구조 대응이 올해 APEC에 나타나는 수면 위 흐름이라면, 기저에는 '보호주의·자국 중심주의 대(對) 자유무역·다자 협력'의 갈등이라는 해류가 도사린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압축되는 보호주의 및 자국 중심주의 목소리가 다자간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 생태계를 지향해 온 APEC을 만나 어떤 흐름을 보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의 통상 시스템이 유효하지 않다면서 자신이 추진하는 새로운 질서에 협조해 달라고 각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시 주석은 자유로운 국제무역 질서를 강조하면서 무역 자유화를 설파하던 예전 미국의 위치에 올라서려고 할 전망이다.

APEC 회원은 대부분 미국의 우방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관세 전쟁의 피해자라는 점에서 과연 합의문서인 '경주 선언'이 도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소한의 공감대도 마련되지 못하면 의장성명만 나올 수도 있다.

국립외교원 민정훈 교수는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미·중 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절제시키면서 AI 활용, 개발 협력 등 분야에서 논의를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역시 의장국 한국 입장에서 APEC을 계기로 진전을 꾀할 수 있는 분야다. 북핵 등 안보 사안이 경제 협력체 APEC의 주요 주제는 아니겠으나 동북아 안정이 곧 경제와 무역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내세울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중국을 비롯한 각국과의 양자회담에서도 한국의 긴장 완화·평화 증진 노력을 소개하고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가시적인 움직임이 파악되진 않지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APEC을 계기로 어떤 형태로든 마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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