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에서 인공지능(AI) 챗GPT가 추천한 번호로 복권에 당첨된 여성이 상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미드로시안에 거주하는 캐리 에드워즈는 지난 8일 열린 버지니아 파워볼 복권 추첨에서 앞 번호 5개 중 4개와 파워볼 번호를 맞췄다. 당첨금은 원래 5만 달러(한화 약 6700만 원)이었지만 1달러(한화 약 1400원)를 추가해 선택한 ‘파워 플레이(Power Play)’ 옵션이 적용되면서 상금은 세 배로 불어나 15만 달러(한화 약 1억 9000만 원)에 달했다.
에드워즈는 평소 복권을 자주 구매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특별한 방법을 택했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챗GPT 앱에 번호를 부탁한 것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챗GPT에게 ‘얘기 좀 해줘 번호 있니?’라고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이틀 뒤 회의 중이던 그는 휴대전화 알림을 통해 “복권 당첨금을 수령하라”는 메시지를 받고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사기라고 의심했지만 확인 결과 실제 당첨 사실이 맞았다.
에드워즈는 당첨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이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예상치 못한 축복이 제게 주어지는 순간 모든 걸 기부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저는 이미 충분히 축복받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받은 축복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속대로 당첨금 전액을 세 곳에 나누어 기부하기로 했다. 첫 번째는 지난해 남편의 생명을 앗아간 전두측두엽변성(FTD) 연구를 지원하는 전두측두엽변성협회(AFTD)다. 에드워즈는 “남편이 이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큰 아픔을 겪었지만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두 번째는 리치먼드에 위치한 샬롬 팜스(Shalom Farms)다. 이 단체는 지역사회 기반으로 식량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며 푸드 저스티스(food justice) 운동을 실천한다. 에드워즈는 “샬롬 팜스는 우리가 서로를 돕고 공동체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훌륭한 단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버지가 평생 후원해온 해군·해병대 구호협회(Navy-Marine Corps Relief Society)에 기부한다. 전투기 조종사였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에드워즈는 “예상치 못한 횡재지만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모든 과정 자체가 또 다른 축복”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