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인 다수, 합법 이민 미국에 큰 경제적 이익

2025-09-23 (화) 05:14:16 라디오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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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AP-NORC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들의 합법적 이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숙련 노동 비자에 10만 달러라는 고액 수수료를 부과하는 강력한 제한 조치를 발표한 직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많은 미국인들이 합법 이민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는 9월 1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성인 1,18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약 60%의 응답자가 합법적 이민이 ‘주요 경제적 이점’을 제공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지난 3월 불과 40% 수준에서 크게 오른 수치입니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숙련 인력 기여에 대한 인식도 상승했습니다. 미국 기업이 해외 고숙련 노동자들 덕분에 큰 이익을 얻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51%에 달했으며, 이는 올해 초보다 10%포인트 이상 증가했습니다.

문화적 측면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늘었습니다. 합법적 이민자가 미국 사회 가치를 풍성하게 만든다고 본 응답자는 46%로, 지난 조사보다 뚜렷이 상승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태도 변화입니다. 불과 1월까지만 해도 45%가 합법 이민 축소를 원했지만, 지금은 30%로 줄었습니다. 대신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거나 소폭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합법 이민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편, 기업들의 대응은 분주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해외 출장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특히 아마존은 미국 내에서 1만 4천 명 이상의 H-1B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이민변호사협회는 이번 수수료 인상이 ‘사실상 장벽’에 해당한다며, 숙련 노동자를 원하는 기업들의 부담을 크게 늘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합법적 이민에 대한 시각은 크게 개선된 반면, 불법 이민을 향한 시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절반 가까운 미국인들이 불법 체류자들이 복지 제도에 부담을 준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합법적 절차를 밟아 들어온 이민자들에 대해서는 경제적·문화적 기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합법과 불법 이민을 명확히 구분하며, 정식 채널을 통한 이민자들의 기여가 더 널리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라디오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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