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러 에스토니아 영공침범’에 유엔 안보리서 무력충돌 위험 경고

2025-09-22 (월) 09: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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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외무 “러 나토 공역 침범, 무력충돌 촉발 위험”…러는 “부조리한 연극” 발뺌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에스토니아 영공을 무단 침범한 사건과 관련해 22일 긴급히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러시아의 나토 영토 침입이 무력 충돌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는 서방국들의 경고가 이어졌다.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를 향해 "당신들의 무모한 행동은 나토와 러시아 간 직접적인 무력 대결 위험을 초래한다"며 "허가 없이 나토 공역에서 운용하는 항공기들과 대결해야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미 상원 인준을 받고 이날 안보리에 처음 참석한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미국은 이러한 영공 침범에 직면한 나토 동맹국들을 지지한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나토 영토를 빈틈없이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왈츠 대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았지만, 민간 메신저인 '시그널' 채팅방에 실수로 언론인이 초대된 가운데 예멘의 친이란 반군 세력 후티에 대한 공습 계획을 논의한 게 논란이 되면서 사실상 경질된 바 있다.

반면 드미트리 폴랸스키 주유엔 러시아 부대사는 이 같은 서방 이사국 비판에 대해 "우리는 이러한 부조리의 연극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방측이 근거 없는 비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의 안보, 그리고 유라시아 대륙의 운명과 관련해 이 대륙의 모든 사람을 어떻게 번영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논의에 참여하고 싶다고 결정한다면 우리는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에스토니아의 요청과 안보리 소속 유럽 이사국들의 지지로 소집됐다.

앞서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부(SHAPE)는 지난 19일 오전 러시아의 미그(MiG)-31 전투기 3대가 나토 회원국인 에스토니아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는 다음날인 20일 문제의 전투기들이 발트해의 중립해역 상공을 통과했으며, 에스토니아의 영공은 침범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앞서 나토 동부전선의 또 다른 회원국인 폴란드는 지난 9∼10일 밤사이 러시아 드론이 영공을 무더기로 침범했다고 밝혔고, 최근 열흘 사이에 루마니아도 러시아 드론에 영공을 침범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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