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H-1B 비자 수수료‘10만달러’로 ‘100배 폭탄’에 빅테크 초비상

2025-09-22 (월) 06: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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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서명⋯21일부터 시행

▶ “출장 직원 즉각 복귀” 패닉, 하루만에 “신규 1회 적용” 번복 혼선

‘전문직 비자’로 통하는 H-1B 비자의 수수료가 10만달러로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그간 1인당 1,000달러였던 H-1B 비자 수수료를 100배인 10만달러로 대폭 증액하고 이를 당장 21일 0시1분(미 동부시간)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핵심 명분은 미국 일자리 시장 보호다.

당시 포고문 서명식에 참석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새 수수료는 총 6년 동안 연간 부과되며, 매년 같은 금액을 내고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새 규정이 발표되자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의 테크 기업들은 해외 체류 중인 기존 H-1B 비자 소지 직원들에게 이날까지 미국으로 돌아오라고 강력하게 권고하며 당분간 미국 내에 체류해야 한다고 안내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은 이처럼 대혼란이 발생하자 ‘이는 신규 비자 신청자에게만 적용될 예정이고 기존 소지자의 미국 재입국시에는 새 수수료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며, 매년 10만달러의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등으로 러트닉 장관의 설명을 바로잡으면서 진화에 나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이는 연간 수수료가 아니다. 신청 때만 적용되는 일회성 수수료”라며 “이미 H-1B 비자를 소지하고 있고 현재 외국에 체류 중인 사람들에게는 (미국에) 재입국할 때 10만달러가 부과되지 않는다.

H-1B 비자 소지자는 평소와 동일한 범위에서 출국 및 재입국이 가능하다. 어제(19일) 발표된 행정명령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전문 직종을 위한 비자다. 추첨을 통해 연간 8만5,000개만 발급된다.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고 연장이 가능하며 영주권 신청도 할 수 있다.

트럼프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은 미국 기업들이 H-1B 비자를 이용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 인력을 들여와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H-1B 비자는 미국이 전 세계 최고 인재들을 유치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당장 외국인 전문가들을 대거 고용한 미국의 테크기업들에는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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