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6% 폭등’ 美 오라클 주가 숨 고르기…6.2% 하락 마감

2025-09-11 (목) 10: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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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익 실현 매물에 우려 전망도 “수주 잔고 대부분이 오픈AI”

클라우드 계약 급증으로 전날 주가가 33년 만에 하루 최대 폭으로 치솟았던 미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오라클 주가가 11일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며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오라클 주가는 전날보다 6.23% 내린 307.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전날 폭등의 여세를 이어가며 상승 출발했으나,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선 뒤 5%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낙폭을 점차 줄이는듯 싶었지만 다시 하락폭이 커졌다.



전날 장중 1조 달러에 육박했던 시가총액도 8천6478억 달러로 9천억 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날 하락은 전날 폭등에 따른 차익 매물이 출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오라클 주가는 전날 35.95% 폭등 마감했다.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최대폭이었다. 주가는 장중 43% 치솟기도 했다.

이는 지난 9일 발표한 분기 실적 영향이었다.

오라클은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에서 '계약된 매출 중 아직 이행되지 않은 부분'을 뜻하는 '잔여 이행 의무'(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 RPO)가 4천550억달러(약 631조9천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359%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약 1천800억달러의 RPO의 2.5배 수준으로, "입이 딱 벌어질 만한" 놀라운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날은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투자은행 DA 데이비슨 분석가 길 루리아는 오라클 주식에 대해 '중립'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날 고객들에게 배포한 보고서에서 "오라클의 수주 잔고 발표에 대한 기대는 대부분 오픈AI로부터 나왔다는 보도로 상당히 약화됐다"고 적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오픈AI가 약 5년간 오라클로부터 3천억 달러(416조원)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구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부문 수주 잔고가 오픈AI 한 곳에만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전날 주가 폭등으로 공동창업자·회장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81세의 래리 엘리슨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장중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엘리슨 회장은 오라클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전날 장 마감 때에는 상승 폭이 다소 줄어들면서 엘리슨 회장의 지분 가치도 떨어져 머스크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줬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엘리슨 회장의 순자산 가치는 3천830억 달러로, 3천840억 달러의 머스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3위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2천640억 달러와는 1천억 달러 이상 차이가 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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