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日 차기 총리, 누가 돼도 대중국 압박 지속…불확실성 우려”

2025-09-09 (화) 10: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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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SCMP, 전문가 의견 인용해 ‘험난한 중일 관계’ 예상

“日 차기 총리, 누가 돼도 대중국 압박 지속…불확실성 우려”

일본 이시바 총리[로이터]

중국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사임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중화권 언론은 누가 후임 총리가 되더라도 일본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시바 총리 사임으로 중국과 일본 간 관계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SCMP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유력 차기 총리 후보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등을 지목하고, "누가 이시바의 후임이 되든, 중국과 일본은 험난한 관계를 헤쳐나가야 한다"면서 "일본은 중국을 계속해서 전략적 경쟁자로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언급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여자 아베'로 불릴 만큼 우익 성향의 행보를 보여준 인물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해 왔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차남으로, 2009년 처음 중의원 의원에 당선돼 40대의 젊은 나이 대비 정치 경험과 인지도가 장점인 인물이다.

쉬웨이쥔 화난이공대 연구원은 SCMP에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다면, 일본의 방위력 확장을 위해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중국에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쉬 연구원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관리된 경쟁' 전략을 선호할 수 있다"면서 "이는 수출 통제와 같은 경제적 안보 조치를 시행하는 동시에 공급망 단절을 피하기 위한 기능적 관계는 유지하는 미국의 대중(對中) 전략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일본 총리는)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전략적인 조정을 할 수는 있지만, 이는 미일 동맹의 핵심 이익을 위협하거나 일본 보수 정치인들의 합의에 도전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장윈 난징대 국제학부 교수는 "일본 내 보수적인 우경화 민족주의 세력이 곧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 "새로운 지도자가 이들 집단을 끌어들이기 위해 더욱 우경화하려는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일본 국내 및 외교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중일 관계에 매우 큰 불확실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이어 일본 정당 정치의 방향성이 양국 관계의 핵심 요소라고 봤다.


그는 "자민당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분열이든 다당제 경쟁이든 간에 일본 정치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당제 정치는 보다 다원적인 이해관계가 경쟁해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급진적 다당제 정치가 구체화되면 국내외 문제에 중국과의 관계와 안보 정책 등에 큰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잇단 선거 참패에 따른 당내 퇴진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지난 7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정례브리핑에서 이시바 총리 사임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자 "이는 일본의 내정 문제"라고 선을 그으며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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