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 급습 단속… 세차장 주로 노린다

2025-09-05 (금) 12:00:00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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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이후 LA·OC서만 100명 이상 체포 구금

▶ 전체 단속의 절반 달해 “업계·커뮤니티 위축”

남가주 전역에서 연방 이민 단속이 이어지면서 세차장이 홈디포 등과 함께 단속의 중심이 되고 있다. 지난 3일 LA 한인타운의 한 세차장에도 요원들이 급습한 가운데(본보 4일자 1면 보도), 지난 6월 이후 LA와 오렌지카운티에서 수십 곳의 세차장이 단속의 타겟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세차장 산업 전반과 지역 소비 및 경기 위축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LA타임스와 LAist에 따르면 세차 노동자 권익 단체인 ‘CLEAN 카워시 워커 센터’의 조사결과 LA와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6월에만 20여개 세차장이 단속을 당했으며, 6월 초부터 약 두달여간 LA와 오렌지카운티 세차장에서 100명 이상이 체포됐다. 또 LAist는 3월말부터 8월초까지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전해진 남가주 단속 사례들을 종합해 본 결과, 직장 및 노동현장 단속 중 절반이 세차장에서 벌어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후 최근까지도 LA와 오렌지카운티 지역 세차장 단속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체포자 수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롱비치 와치독’에 따르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1일 오전 9시30분께 롱비치 시그널힐 경계에 위치한 ‘엑셀런트 카워시 앤 오토 디테일’에서 단속을 벌여 매니저 포함 2명을 체포했다. 목격자는 요원들이 골목길 출입구까지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모두 봉쇄했고, 한 명이 도주를 시도하다 결국 잡혔다고 전했다. 이곳을 포함해 2주간 롱비치에서 3번의 세차장 단속이 있었는데 앞선 2번의 단속에서는 9명 이상이 체포됐다.


또 NBC4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아침 출근 시간대에 스튜디오시티 지역에서 30년 넘게 운영돼 온 유명 세차장인 ‘스튜디오 시티 핸드 카워시’에 연방 단속 요원들이 들이닥쳐 4명을 체포했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직원과 손님들이 동시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있었는데, 모두가 소리를 질렀다. 마치 전쟁 영화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앞서 ‘풀러튼 옵저버’는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유니온 애비뉴와 하버 블러바드 교차로 부근에 위치한 세차장에서 ICE 요원들이 급습해 2명을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목격자는 8~9명의 요원들이 들이 닥쳐 여러명을 체포했는데 그 중엔 노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지난달 22일 올드 패사디나 지역에 위치한 ‘패사디나 카워시’에서 6명이 체포됐다고 패사디나 나우가 보도했으며, 같은달 20일 엘몬테에 위치한 ‘볼드윈 카워시’에서 4명이 체포됐다고 KTLA가 전하기도 했다.

LAist에 따르면 단속이 본격화된 6월 초 가장 먼저 알려졌던 사례는 위디어의 ‘터치 앤 글로우 카워시’였다. 업체의 부매니저는 사방에서 ICE 요원들이 몰려와 자신을 포위했고, 그는 합법 영주권자임을 밝혔지만 10분 가량 손이 묶여 있었으며, 직원 3명이 체포됐고 다음날부터 일부 직원들은 출근하지 않았다. 이후 ICE는 같은 세차장을 세 번이나 재차 급습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직원이 체포되거나 집에 머물며 출근하지 않는 이유로 일부 세차장은 운영이 불가능해 일정 기간 문을 닫기도 했다. 지난 6월 마리나 델 레이에 위치한 한 세차장은 나흘간 영업을 중단했고, 이틀 연속 단속을 당한 LA의 ‘웨스트체스터 핸드 카워시’는 일주일 넘게 문을 닫았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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