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전쟁 종식 협상을 위한 양자 회담과 관련, "회담 의제가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NBC 방송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푸틴은 정상회담을 위한 의제가 준비되면 젤렌스키와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과 미러 정상회담을 했으며, 18일에는 백악관 젤렌스키 대통령 및 유럽 정상들과 만났다.
이들 연쇄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먼저 만나 평화 협상을 진행한 뒤 이 협상이 잘 풀리면 자신까지 함께하는 3자 회담을 통해 종전 합의를 마무리할 계획을 전하면서 그 시한을 2주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라브로프 장관의 언급을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자 정상회담 및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대로 신속히 추진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책임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돌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앵커리지 회담 이후 몇 가지를 제안했으며, 우리는 그중 일부에 대해 유연성을 보여주겠다고 동의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회의(젤렌스키 및 유럽 정상과의 다자회담)에 그들 문제를 가져왔을 때 워싱턴(미국)이 반드시 수용돼야 한다고 믿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는 게 모두에게 명확했다"며 "여기(몇 가지 원칙)에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불가, 영토 문제 논의 등이 포함되며, 젤렌스키는 모든 것에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젤렌스키)는 심지어, 내가 말한 대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폐지하는 것에도 반대했다"며 "지도자를 가장하고 있는 사람과 어떻게 만날 수 있느냐"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