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개 글로벌 항만 매각 거래 연내 어려워져”…파나마 정부까지 압박 가세
홍콩 재벌 리카싱 일가의 CK허치슨홀딩스가 파나마항을 포함한 글로벌 항구 운영권을 매각하려던 계획이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되찾아와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중 갈등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부상한 파나마 운하 매각 추진이 중국과 파나마 정부의 압박 속에 더욱 지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CK허치슨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230억달러 규모의 43개 글로벌 항만 매각 거래가 올해 안에는 완료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랭크 식스트 CK허치슨 상무이사는 실적 발표 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 정도 규모의 복잡한 거래가 올해 안에 마무리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새로운 협의가 연내 이뤄지더라도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처음 3월에 발표했을 때 예상한 것보다 훨씬 오래 걸리고 있지만, 솔직히 특별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항만 부문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강한 수익과 현금 흐름을 보여 좋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계약 관련) 논의들은 우리를 포함한 모든 당사자에게 좋은 거래로 이어지고, 무엇보다도 모든 관련 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게 할 가능성이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회사의 104억7천만홍콩달러(약 1조8천593억원)에 달하는 다양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8억5천200만홍콩달러(약 1천510억8천만원)로 지난해 동기(102억홍콩달러) 대비 급감해 주당순이익은 약 92% 줄어든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고 SCM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파나마 운하가 중국 영향권 아래 있다고 주장한 뒤 Ck허치슨은 지난 3월 파나마 운하에 있는 항구 2곳을 포함한 43개 글로벌 항만사업 부문 지분을 228억달러(약 31조7천억원)에 터미널인베스트먼트-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한다고 발표하고 우선협상에 들어갔다.
CK허치슨은 중국 당국과는 상관없는 민간 기업이지만, 국제사회에서는 '트럼프 압력'이 매각 추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중국 당국과 중국 관영 매체들은 CK허치슨을 향해 매서운 비판을 쏟아냈으며, 급기야 지난달에는 매각 협상에 중국 국유 해운사가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나아가 파나마 정부까지 나서 항구 운영권 연장 계약에 대한 무효화를 법원에 청구하면서 말 그대로 CK허치슨은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이 됐다.
CK허치슨홀딩스는 1997년 입찰을 통해 파나마 운하 내 5개 항구 중 발보아 항구(태평양 쪽)와 크리스토발 항구(대서양 쪽)를 자회사인 파나마 포트 컴퍼니(PPC) 운영 하에 두고 있다.
관련 운영권은 2021년 갱신 계약을 통해 2047년까지(2022년부터 25년간) 연장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