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
시애틀 등 킹카운티에서 원룸 아파트를 ‘적정 가격’에 빌리려면 연소득이 최소 9만2,000달러는 돼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애틀 평균 임금이 8만1,600달러인 것을 보면 상당수 세입자들이 ‘렌트 부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영리단체 ‘전국저소득주택연합(NLIHC)’은 미 주택도시개발부(HUD) 자료를 분석해, 킹카운티의 ‘적정 임대료’ 수준을 월 2,293달러(관리·유틸리티 포함)로 산정했다.
HUD 기준 ‘적정’이란 소득의 30% 이하를 주거비로 지출하는 수준이다. 이 수치를 맞추려면 워싱턴주 평균보다 약 2만 달러 더 벌어야 한다.
시애틀대학(UW)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킹카운티 원룸 평균 월세가 2,000달러를 넘어섰다. 여기에 유틸리티 비용까지 포함하면 세입자는 월 평균 185달러를 더 지출한다. 이는 1년 전보다 25달러 늘어난 금액이다.
퓨짓사운드지역협의회 조사에선 전체 세입자의 절반 가까이가 소득의 30% 이상을 렌트에 쓰는 ‘렌트 부담 가구’로 나타났다.
시애틀 최저임금(시간당 20.76달러)을 받는 근로자가 위 조건의 원룸을 감당하려면 주 85시간을 일해야 한다.
레드핀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릴 페어웨더는 “저소득층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과 실제 임대료의 격차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주택 구입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레드핀에 따르면, 시애틀 지역 콘도·단독주택 중간 매매가는 87만5,000달러이며, 이를 구입하려면 연소득 약 21만9,500달러가 필요하다.
킹카운티 평균 연봉(13만2,000달러)으로는 부부가 함께 벌어도 부담이 크다. 10% 계약금을 마련하고 금리 6.5%로 대출받을 경우 원리금만 월 5,000달러에 달한다. 높은 렌트로 인해 다운페이먼트를 위한 저축도 쉽지 않다.
UW의 그렉 콜번 부교수는 “소득과 주거비 사이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평생을 세입자로 살아야 할 가능성이 높은 계층일수록 대책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최근 수천 세대 규모의 신규 다가구 주택이 시장에 풀리며 임대료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가격 안정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킹카운티 원룸 임대료는 약 58% 올랐고, 단독주택 가격은 두 배로 뛰었다.
콜번 교수는 “임대료가 소득 증가율을 계속 초과하는 상황은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며 “향후 수십 년을 바라보면 지금의 속도는 결코 유지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