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헌정사 첫 전직대통령 부부 동시 수감

2025-08-13 (수) 06:3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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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 구속영장 발부 법원 “증거인멸 우려 있다”

▶ 특검, 42일만에 신병 확보 도이치 주가조작·공천개입 등 의혹 윤 서울구치소, 김은 남부구치소로

헌정사 첫 전직대통령 부부 동시 수감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

▶관련기사 B5,6면
김건희 여사에 대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발부했다.
김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같은 시기에 구속되는 처지가 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후(한국시간) 늦게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청구된 김 여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라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날 앞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해 구인 피의자 거실에서 대기 중이던 김 여사는 수용실이 정해지는 대로 수용동으로 옮겨 구치소 생활에 들어간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내란특검에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용돼 있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대는 ‘전주’로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이 사건으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고, 법원은 김 여사 계좌 3개와 모친 최은순씨의 계좌 1개가 시세조종에 동원됐다고 판단했다.

2022년 재·보궐선거와 작년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도 있다.

지난달 2일 수사를 개시한 지 42일 만에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주요 혐의 수사의 최대 고비를 넘게 됐다.

아울러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양평공흥지구 개발특혜 의혹, 여러 기업에서 184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집사 게이트’ 의혹 등 다른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정권 내내 각종 구설에 오르면서도 사실상 권력의 정점에서 수사망을 피해 온 김 여사는 남편의 대통령직 파면 이후 결국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된 전직 영부인’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영부인 이전에 문화예술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대표로 언론에 소개됐다. 마크 로스코, 르코르뷔지에 등 현대 미술 거장 작품전이 잇따라 흥행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여사는 2012년 3월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이던 윤 전 대통령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가 ‘윤석열의 부인’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한 건 2019년 7월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오르면서다.

잘 나가는 특수통 검사였던 윤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정권인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수사로 한직으로 밀려났다가 정권 교체로 문재인 정부에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된 데 이어 검찰총장까지 직행했다.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입방아에 오르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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