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미 첫 외교회담 “北비핵화 목표 확고…동맹현대화 의견 일치”

2025-07-31 (목) 02: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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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해협 평화·안정은 국제 안보·번영에 필수”… “조선협력 강화 필요성 공감”

▶ 한미정상회담 일정도 조율…루비오, 트럼프 APEC 초청에 “적극 검토”

한미 첫 외교회담 “北비핵화 목표 확고…동맹현대화 의견 일치”

(워싱턴=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2025.7.31 [워싱턴 특파원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미 외교장관은 31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린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고 한미일 3자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역내 안보 환경의 변화 속에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전략적 중요성도 높이는 방향으로 현대화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워싱턴DC에 있는 국무부 청사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을 취임 후 처음으로 만나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북한문제 및 지역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두 장관은 "한미동맹이 한반도는 물론 역내 평화·안정·번영의 핵심축임을 재확인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어 "변화하는 역내 안보 및 경제 환경 속에서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전략적 중요성도 한층 높이는 방향으로 동맹을 현대화 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동맹 현대화란 양국이 달라진 지정학적 환경과 복합적 안보 위협에 맞게 동맹을 다듬는 작업으로, 미국은 북한 대응에 집중했던 한미동맹의 역할을 대중 견제로 확대하길 원한다는 관측이 많다.

미국은 북핵 대응에 집중했던 주한미군을 대만사태 등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역할을 확대하는 '전략적 유연성'도 동맹 현대화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워싱턴 특파원단과 만나 "주한미군의 역할과 성격은 여러가지 요인 때문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 대한 공감대도 재차 확인했다.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두 장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국제 제재의 완전한 이행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증가에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양측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확고히 견지하기로 했다"며 "양국 장관은 북한 관련 상호 평가를 공유하고, 앞으로 북한 문제 관련 양국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29일 북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전제로 미국과 핵군축협상 의도를 시사한 담화를 냈지만, 한미간 북한 비핵화 목표 유지와 공조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한국의 보도자료에는 북러 협력에 대한 우려나 제재 이행 의지는 담기지 않았다.

두 장관은 또 "대만 해협에 걸쳐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게 국제 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였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외교부는 두 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을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언급했을 뿐 대만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양국은 안정적인 한일관계를 바탕으로 한미일 협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에도 의견을 모았다.

외교부는 "양 장관은 한일 우호협력관계의 안정적 발전이 한미일 협력의 중요한 토대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으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협력도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무부도 역내 안보 위협을 상대로 한 억제력과 회복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한미일 3자 협력을 계속해서 진전시켜야 하는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공급망 강화, 핵심·신흥 기술 협력을 포함해 양국 공동의 번영을 진전시키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조 장관은 한미 동맹의 근간을 이루어 온 안보와 경제의 두 축에 더해 인공지능(AI), 원자력, 퀀텀 등 첨단 기술 분야 협력을 토대로 한 기술 동맹을 양국 협력의 세 번째 축으로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두 장관은 "조선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구체화해 나가기 위한 범정부 협력 체계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두 장관은 한미 관세 협상의 타결을 축하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2주 이내에 워싱턴에서 열릴 것이라고 예고한 한미정상회담 일정도 조율했다.

조 장관은 올 10월 말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상기하면서,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미측의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루비오 장관은 잘 알고 있으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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