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 Homeland Security Secretary Noem visits Argentina and Argentina’s President Javier Milei pose for a photograph during a meeting, in Buenos Aires, Argentina, in this undated Handout photo released on July 28, 2025. Argentine Presidency/Handout via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브로맨스'(bromance·남성끼리의 돈독한 우의를 뜻하는 합성어)를 과시하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미국의 가장 낮은 상호관세율 부과와 무비자 여행 재개 추진 등을 외교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28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 정부는 관광·상용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국민에 대해 무비자 혜택을 적용하는 미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관련 협정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미국과) 이를 위한 예비 절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이나 칠레 등과 마찬가지로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해 최대 90일간 미국을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게 되는 이 프로그램 적용은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덧붙였다.
아르헨티나는 과거 1996년 카를로스 메넴(1930∼2021) 전 정부 시절에 미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 대상국가였으나, 외채난 등으로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까지 겪었던 2002년께 무비자 대상국에서 제외된 바 있다.
21세기 초 아르헨티나 청년들의 불법 미국행은 사회 문제 중 하나였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무비자 입국 협정 체결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울 수 있게 된 게 "양국 정상 간 돈독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두드러진 인연"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협정을 위한 절차 개시 발표는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의 아르헨티나 방문에 맞춰 이뤄졌다.
놈 장관의 밀레이 대통령 예방에 맞춰 미 국토안보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밀레이 대통령 집권 하의 아르헨티나 정부는 미국의 돈독한 친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아르헨티나는 현재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낮은 비자 만료 후 체류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첫 4개월 동안 미국 방문자 수 증가율(25%)은 상위 20개 국가 중 최고"라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번 조처를 '변동성 커진 국제 질서 하에서 거둔 성과'라고 자평하고 있다고 아르헨 일간 클라린은 보도했다.
미국 행정부가 외국인 입국 제한을 확대하고 이민자 정책을 대폭 강화하는 시점에서 '친(親)트럼프 외교'를 통해 얻은 열매라는 설명이었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칭을 가진 강경 우파 성향의 밀레이 대통령은 '워크'(woke·깨어 있음이라는 뜻으로, 진보 어젠다를 일컬음) 문화에 대한 반감에서부터 국제기구 탈퇴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데칼코마니 같은 유사성을 유지하며 친밀 행보를 보인다.
AP통신은 "트럼프 재선 후 세계 정상 중 처음으로 마러라고(트럼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을 때 밀레이 대통령은 흥분한 학생처럼 뛰어다녔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전 세계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관세 전쟁에서도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관세율(10%)을 통보받은 것에 대해서도 과시하고 있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유튜브로 생중계된 최근 기자회견에서 현지 취재진의 관련 질의에 "우리는 미국 정책이 자유무역에 대한 근본적 공격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믿으며, 외려 정반대라고 본다"며, 10% 관세율을 "우대 조처"라고 평가했다.
아르헨티나는 별도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기 위해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