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 4일제 시행해보니… “번아웃 감소·직무만족 개선 효과”

2025-07-21 (월) 01: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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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연구팀 “임금 감소 없는 주 4일제, 생산성·복지 동시 향상 가능”

주 4일제 시행해보니… “번아웃 감소·직무만족 개선 효과”

2024년 4월 29일 서울 국회 앞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주 4일제 네트워크 출범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임금 감소 없는 주 4일 근무제가 근로자들의 업무 수행 향상과 피로·수면 문제 감소 등으로 번아웃이 줄고 직무 만족도와 신체·정신 건강이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대 줄리엣 쇼어와 원 판 교수팀은 22일 과학 저널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서 미국·호주 등 6개국 140여개 업체 2천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6개월 간의 주 4일제 실험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임금 감소 없는 근무일 단축과 근무 시간 축소가 직원들의 직무 만족도와 건강을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조직과 정책 입안자들이 근무 시간 재평가를 통해 직원 복지를 증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원격 근무 확산, 스트레스·번아웃 증가 등 기존 주 5일 근무 체계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주 4일제나 6시간 근무제 등 근무일·근무시간 감축이 대안으로 시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아일랜드 등 6개국 141개 조직, 2천896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간 임금 감소 없는 주 4일제를 시행하면서 번아웃, 직무만족도, 정신·신체 건강 지표 등을 측정, 그 효과를 조사했다. 또 이를 기존 근무제를 시행하는 12개 기업 직원 285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직원들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주 4일제 시행 전 39.12시간에서 34.48시간으로 4.64시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시간 이상 감소한 경우가 30.8%, 5~7시간 감소 24.6%, 1~4시간 감소 20.3%였으며 변화가 없는 경우는 24.3%였다.

근무일·근무시간 감소로 인한 긍정적 효과는 시간 감소 폭에 따라 달랐다.

주당 근무 시간이 8시간 이상 준 그룹의 번아웃 감소와 직무만족도 향상, 정신건강 개선 효과가 가장 컸고, 이는 주 5일제 근무 기업 직원들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근무시간이 1~4시간, 5~7시간 감소한 그룹에서도 유의미한 수준의 긍정적 효과가 관찰됐으나 개선 폭은 8시간 감소 그룹보다 작았다.

연구팀은 주 4일 근무제의 직무 만족도 향상, 번아웃 감소, 정신 건강 개선 등의 긍정적 효과는 수면 문제와 피로 수준 감소, 개인 업무 능력 향상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무 만족도 향상에는 업무 수행 능력 향상(19.6%)과 피로도 감소(8.4%), 수면 문제 감소(7.8%)가 기여했고, 번아웃 감소에는 피로도 감소(48.1%)와 업무 수행 능력 향상(16.6%)이, 정신 건강 개선에는 피로도 감소(24.3%)와 수면 문제 감소(10.9%), 업무 수행 능력 향상(10.5%) 등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러나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실험에 참여한 만큼 주 4일제에 우호적 특성이 있을 가능성과 주관적 자기 보고에 기반한 점 등 연구에 한계가 있다며 향후 더 다양한 산업과 조직 규모를 포함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한계에도 이 결과는 임금 감소 없는 근무시간 축소가 다수 노동자에게 광범위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근로자 복지와 생산성을 동시에 향상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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