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캐나다에 35% 관세” 인상 시사 “미 증시 최고치 기록” 관세정책 자신감

2025-07-12 (토) 12:00:00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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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에 ‘상호관세 서한’ 공개
▶ 펜타닐 유통 다시 언급하며 압박

▶ 서한 받지 못한 나머지 국가들엔 최소 관세율 10%보다 상향 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캐나다의 상호관세율을 35%로 확정했다. 종전 관세율인 25% 대비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을 받지 못한 나머지 국가들에는 최저 수준으로 부과되던 상호관세율을 상향해 부과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관세 서한을 통해 “캐나다에 상호관세 유예가 만료되는 다음달 1일부터 3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의 상호관세율을 상향한 이유로 “캐나다가 야기한 미국 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문제에 합의(deal)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를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의 주요 통로로 지목하고 있다. 캐나다 내 마약 카르텔이 펜타닐 합성과 유통에 관여하고, 캐나다 국경을 통한 소량 유입이 미국 내 수백만 명에게 치명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상향을 통해 캐나다를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우리와 협력해 (미국으로의) 펜타닐 유입을 차단한다면 이 관세 서한의 내용을 조정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며 “관세는 양국 관계에 따라 상향, 혹은 하향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캐나다 정부는 실제 미국에 유통되는 펜타닐은 멕시코 국경을 통해서 유입되고, 캐나다 국경을 통해서 밀수되는 양은 전체의 1%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NBC방송과 전화 인터뷰에서는 “(관세 서한을 받지 않은) 나머지 모든 국가에는 ‘15%든 20%든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나머지 모든 국가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관세 서한을 발송하지 않은 국가를 대상으로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하는 국가별 최소 상호관세율(10%)보다 5~10%포인트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호조세를 보이는 뉴욕 증시를 언급하며 상호관세 부과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관세가 (시장에) 매우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식 시장은 오늘(10일)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자신의 관세 부과를 합리화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27%(17.2포인트) 상승한 6,280.46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9.33포인트(0.09%) 오른 2만630.66로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에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수치를 보면 인플레이션이 확연히 낮아지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물가 인상 우려를 일축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관세 영향이 나타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전날 CNN방송은 미국 기업들의 비축분이 모두 소진되는 연말에 물가상승률이 3%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며 현 상황을 “폭풍 전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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