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때문에…반도체 웃고 전기차 울고

2025-07-03 (목) 08: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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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감세법에 업종별 희비 엇갈려

▶ 화석연료·방산 등은 수혜 예상
▶ 친환경 에너지 산업은 타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과제 이행을 뒷받침할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3일 의회 문턱을 넘으면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세액공제가 늘어난 반도체 업계에는 호재인 반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이 사라지는 전기차 업계에는 타격이 예상된다.

◇ 반도체 세액공제 25%→35%…화석연료 업계도 '대환영'


전임 바이든 행정부 당시 제정된 반도체법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제공하던 세액공제율이 기존 25%에서 35%로 늘어난 것은 반도체 업계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보조금보다 관세를 통한 투자 유치를 원했지만 투자 대상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로 유지로 가닥을 잡았고, 상원 통과 과정에서 법 초안의 30%보다 세액공제율이 더 올라간 것이다.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2026년 말까지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하며, 외신들은 인텔·마이크론·TSMC 등 반도체 업체들의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원유·천연가스·석탄 등 화석연료 업계도 이번 법안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CNBC 방송 등이 전했다.

법안에는 바이든 행정부 당시의 규제를 풀고 리스 판매 등을 통해 연방정부 토지·해역에서 시추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연방정부 토지에서 원유 생산 시 정부에 내야 하는 사용료를 낮춰주고, 업체들이 탄소 포집 세제 혜택을 이용해 원유 생산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한국·일본의 참여를 원하는 상황이다.


로비 단체인 미국석유협회(API)의 마이크 서머스 회장은 "업계의 우선 사항이 거의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또 법안에 따라 미 국방부가 향후 5년간 함정·군수품·방공시스템 등 대규모 사업에 5년간 1천500억 달러(약 205조원) 규모 예산을 책정할 예정인 만큼 방산업계 수혜도 예상된다. 군함 건조 등 조선은 한미 간 협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실리콘밸리 투자업, 항공업, 제조업, 소매업 등의 업종과 스포츠팀 소유주, 고소득자, 팁을 받는 근로자 등도 혜택이 예상된다.

◇ 전기차 세액공제 9월 종료…AI 업계도 불리

반면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산업 전환 정책으로 수혜를 봤던 전기차, 친환경 에너지 등에 대한 세제 혜택은 줄어들었다.

우선 IRA에 따라 전기차 신차를 사거나 리스할 경우 최대 7천500달러, 중고 전기차 구매 시 최대 4천달러를 주는 세액공제는 9월 말 종료된다. 당초 종료 예정일보다 7년 이상 앞당긴 것이다.

이에 따라 테슬라·포드·BMW 등 미국 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의 타격도 예상된다.

현대자동차와 한국 배터리 3사의 미국 투자 확대에는 IRA 세액공제 혜택 등에 대한 고려도 있었던 만큼 기업들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크게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각종 세액공제가 축소되거나 지급 요건이 매우 까다로워졌다.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력을 생산하거나 관련 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에 주는 세액공제는 2032년 이후에나 폐지될 예정이었으나 그 시점이 2027년 말로 앞당겨졌다. 지급 대상도 2027년 말까지 전력을 생산해 공급하는 기업으로 제한했다.

다만 법안 발효 1년 이내에 건설을 시작한 사업은 2027년 말까지 전력을 생산해야 한다는 요건에서 제외했다.

또 인공지능(AI)에 대한 규제를 유예하는 이른바 'AI 모라토리엄' 조항이 최종안에서 빠진 것은 AI업계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 조항은 미국의 각 주정부가 AI 인프라 예산을 받으려면 AI 규제를 10년간 유예하도록 하는 내용들 담고 있으며, 빅테크들은 정부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고 중국과의 경쟁을 불리하게 만든다며 규제 유예를 요구해왔다.

맥스 테그마크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빅테크의 권력 장악에 대한 압도적인 거부는 AI 기업의 폭주를 막기 위한 초당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하원은 상원 통과안 그대로 법안을 재의결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거치면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언한 대로 독립기념일(7월 4일)에 맞춰 서명식을 열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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