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엘살바도르 등 자국 출신 이민자 거론 “우리 국민들 문제에 침묵” 비판
베네수엘라 국회가 미국과 엘살바도르 등지에 있는 자국 출신 이민자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해 외면한다는 이유로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국회는 오늘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할 것을 행정부에 요구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며 "폴커 대표는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의 상황에 눈을 감고 침묵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베네수엘라 국회는 별도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탈퇴 의결 요구안도 가결했다고 엑스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 결정은 튀르크 대표에 대한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의 반감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여대야소 지형의 베네수엘라 국회는 마두로 대통령 국정운영 철학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국영 방송 TV텔레수르 최근 보도를 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에서 강제 추방돼 엘살바도르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252명과 미국 내에서 이민자 부모와 떨어져 위탁 시설에서 지내는 어린이 18명을 '납치 피해자'로 규정하며 유엔 측의 반응을 요구한 바 있다.
마두로 정부는 특히 튀르크 대표가 "가자 지구에서의 이스라엘 작전을 감싸고 있다"면서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살인범' 또는 '살인을 은폐하는 사람'으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엘살바도르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는 납치범이고, 튀르크는 부켈레를 눈감아준다"라며 "(튀르크는) 우리 국민들의 문제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TV텔레수르는 전했다.
마두로 정부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베네수엘라 사무소를 폐쇄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2월에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베네수엘라 비판 성명 등을 문제 삼아 자국 내 사무소 문을 닫고 직원들의 출국을 명령했다가 10개월 만에 운영 재개를 허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