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외무 “핵협상 재개에 시간 걸릴듯…외교의 문 닫지 않는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혁병수비대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의 장례식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얼굴을 손으로 감싸쥐며 슬퍼하고 있다. 2025.7.1 [로이터]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과 다시 핵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미국이 군사행동을 중단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아락치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된 CBS 방송 인터뷰에서 "협상이 그렇게 빨리 재개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외교의 문은 결코 닫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락치 장관은 다만 "우리가 협상 재개를 결정하려면 미국은 협상 기간 우리를 군사 공격의 표적으로 삼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이런 것들을 감안하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이른바 '12일 전쟁' 기간 미국이 개입해 포르도와 나탄즈 등 이란 핵시설에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한 것과 관련해 "폭격으로 농축 기술과 과학을 말살할 수는 없다"고 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산업을 다시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있다면 피해를 신속하게 복구하고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락치 장관은 또 "평화적 핵프로그램은 국가적 자긍심의 문제"라며 "국민들은 농축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락치 장관은 "우리는 강요된 전쟁 12일간 스스로를 방어할 능력을 입증했다"며 "어떤 침략이 있더라도 계속해서 방어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나탄즈 핵시설과 군 장성, 핵 과학자 등을 표적 공습하자 이란도 대규모 탄도미사일 발사로 응수하며 무력 충돌이 이어졌고, 지난달 15일 예정됐던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6차 회담은 무산됐다.
미국은 지난달 22일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3곳을 폭격하며 분쟁에 직접 개입했고, 이튿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로 이스라엘과 이란 휴전이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이란에 핵협상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겠다며 우라늄 농축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자국 핵프로그램이 평화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를 거부해 협상이 교착됐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