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 등 전국서
▶ 차 안 온도 급속 상승 “10분 내 100도 넘어”
미 전역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아동이 차 안에 홀로 남겨졌다가 숨지는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전국에서 차량에 방치돼 희생된 어린이 수가 9명에 달한다.
AP통신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어린이-자동차 안전협회(Kids and Car Safety)’는 올해 들어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메릴랜드, 뉴멕시코, 뉴저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총 9명의 아동이 뜨거운 차량에 방치돼 열사병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중 6명은 이른 폭염으로 동부 지역 낮 최고기온이 100도를 뛰어넘은 6월에 사망했다.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에도 전국적으로 39명의 아동이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외부 기온이 반드시 매우 높지 않더라도, 아이가 차량 안에 있을 경우 치명적인 더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아동보호단체 ‘세이프 키즈 팜비치 카운티’의 이사 캐시 월 소장은 설명했다. 그는 “차 내부 온도는 단 20분 만에 화씨 기준 20도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 “예컨대 플로리나 남부에서 80도면 선선한 날씨지만 차 내부는 10분 만에도 100도를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차량 내 아동 사망은 계절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으며, 1998년 이후 알래스카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이러한 사고가 보고됐다고 국가안전보장회의는 밝혔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53명의 아동이 차량 내 방치로 사망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샌호세 주립대 기상학자인 잰 눌이 수집한 자료에서는, 차 안 온도 상승치의 80%는 아이가 차 내부에 남겨진 직후부터 30분 동안 이뤄지고 이때 최대 온도는 150도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팜비치 카운티 소방구조대의 카렌 데로가티스 캡틴은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땀을 훨씬 덜 흘리고, 체온은 성인보다 3∼5배 더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면서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크게 높아진 시기에 아이를 차에 방치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열사병은 체온이 화씨 104도에 도달할 때 시작되며 107도 이상이 되면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아이의 체온이 성인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NHTSA는 ▲절대 아이를 차량에 혼자두지 않기 ▲차에서 내릴 때마다 차량 전체, 특히 뒷좌석을 꼭 확인하는 습관 들이기 ▲아이를 맡기기로 한 보육기관에 도착하지 않았을 경우 연락을 달라고 요청하기 ▲지갑이나 서류가방 등 개인 물품을 뒷좌석에 두어, 차량을 잠그기 전에 반드시 뒷좌석을 확인하게 만들기 ▲차 키나 스마트키는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차량은 놀이터가 아니라는 점을 아이에게 가르치기 등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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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