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빅 뷰티풀 법안’ 트럼프 제시 시한 전 처리 불투명

2025-06-3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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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방 상원 절차 표결서 가까스로 통과했지만

▶ 공화당내 이견 존재… 수정조항 하원 거쳐야
▶ 머스크는 법안 또 비판… “수백만 일자리 파괴”

‘빅 뷰티풀 법안’ 트럼프 제시 시한 전 처리 불투명

존 튠 연방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연방 의사당에서 ‘빅 뷰티풀 법안’ 관련 취재진의 질문 공세를 받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어젠다를 모두 담은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Big Beautiful Bill)’이 지난 28일 밤 연방 상원 통과에 앞선 첫 관문을 간신히 넘어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인 내달 4일까지 법안을 처리해 자신이 서명할 수 있도록 하라는 압박 속에서도 이 법안의 향후 과정이 순탄할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연방 상원에 현재 계류 중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작년 대선 핵심 공약인 세금 감면 등을 실행하기 위한 포괄적 법안이다.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와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에 시행했으나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각종 감세의 연장을 담고 있다.

또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던 팁 소득과 초과근무수당 면세, 신생아를 위한 1천달러 예금 계좌 제공 등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폐지, 전기차 구입시 세액 공제 9월30일부 종료, 국경 통제 및 불법이민 단속 예산 확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반영한 내용들이 들어갔다.


이와 함께 저소득층을 비롯한 취약계층 대상 공공 의료보조 제도인 메디케이드 지출 삭감, 연방 정부 부채한도 5조 달러 상향(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안은 4조 달러)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이 법안은 지난달 연방 하원을 이미 통과했다. 그러나 연방 상원에서 법안 내용 중 몇몇 조문에 대한 수정이 이뤄졌고, 향후 토론 과정에서 추가로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법안이 상원을 최종 통과하더라도 다시 하원을 통과해야 한다.

대규모 감세로 줄어들 수조 달러의 재정 수입을 충당키 위해 메디케이드를 포함한 각종 사회복지 혜택을 축소하는 법안 내용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은 전적으로 반대하고 있고, 공화당 안에서도 일부 이견이 존재한다.

여기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 법안에 대해 다시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머스크는 2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최근 나온 상원의 법안 초안은 미국에서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우리나라에 막대한 전략적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완전히 미친 짓이고 파괴적이다”라고 썼다. 또 “그것은 과거의 산업들에 지원금을 주면서 미래 산업에는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또한 머스크는 이 법안이 아직 착공되지 않은 모든 풍력·태양광 프로젝트에 과세를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하는 다른 엑스 이용자의 글을 공유했다.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전기차뿐 아니라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터빈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저장해 쓸 수 있게 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들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상원에 있는 나의 친구들에게 말하는데, 꼭 필요하다면 의원실에 틀어박힌 채 집에 가지 말고 이번 주에 일을 마무리하라”며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가 또다시 이 법안에 제동을 걸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머스크가 거친 표현을 섞어가며 이 법안을 비판한 것은 지난 11일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여러 부정적인 내용의 트윗을 올린 것을 후회한다고 밝힌 뒤 17일 만이다.

앞서 머스크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함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연방정부 구조조정과 지출 삭감을 지휘했지만, 130일간의 특별공무원직을 마감하고 이달 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역점 법안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를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조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성 추문 사건에 연루됐다는 주장까지 펼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을 향해 치달았다.

그러다 머스크가 지난 11일 “대통령에 대한 내 게시물들 일부를 후회한다. 그것들은 너무 멀리 나갔다”는 글을 올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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