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베이조스 결혼식, 보안 우려에 베네치아 중심가서 외곽으로 변경

2025-06-24 (화) 0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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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 결혼식, 보안 우려에 베네치아 중심가서 외곽으로 변경

베이조스(우)와 산체스[로이터]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보안 우려 탓에 결혼식 장소를 이탈리아 베네치아 중심가에서 외곽으로 옮겼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베이조스와 약혼녀 로런 산체스는 오는 26∼28일 베네치아 중심가인 카나레조 지구에 있는 웅장한 중세 건물 '스쿠올라 그란데 델라 미제리코르디아'에서 결혼 축하 파티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현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결혼식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결혼식 당일에는 하객 진입 저지 시위까지 예고되자 부득이하게 장소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결혼식 장소는 베네치아 동쪽 끝 카스텔로 지구의 아르세날레 전시장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사방이 물로 둘러싸여 있어 보트로만 접근할 수 있으며, 연결된 다리들을 들어 올리면 외부 접근이 차단돼 보안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다.

현지 시민단체 '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No Space for Bezos)는 결혼식 장소 변경 소식에 환호했다.

이 단체의 토마소 카치아리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무척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그냥 평범한 시민들일 뿐인데, 함께 힘을 모아 조직적으로 행동한 끝에 결국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한 명을 도시 밖으로 몰아냈다"고 기뻐했다.

베이조스는 전 부인 매켄지 베이조스와 25년간 결혼 생활 끝에 2019년 이혼한 뒤 방송기자 출신인 산체스와 약혼했다.

이번 결혼식에는 스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킴 카다시안, 가수 믹 재거와 케이티 페리, 배우 에바 롱고리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등 약 200명의 유명 인사들이 초대됐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도시 베네치아는 최근 몇 년간 관광객 급증에 따른 소음과 사생활 침해, 치솟는 집값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광객에 밀려 떠나는 주민이 늘어나면서 베네치아가 거대한 세트장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베이조스가 도시 전체를 사실상 전세 내듯 빌려 초호화 결혼식을 치르려 하자 현지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억만장자가 베네치아를 놀이터로 삼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며칠간 도시 곳곳은 '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로 도배가 됐다. 베네치아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리알토 다리에는 결혼식 반대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전날에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영국 시민단체 '모두가 일론 머스크를 싫어해'(Everyone Hates Elon)가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 '결혼식을 위해 베네치아를 빌릴 수 있다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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