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이란 공격 파장
▶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 ‘호르무즈해협 봉쇄’ 시 유가 130달러까지 ‘급등’

미국의 이란에 대한 공격으로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부각했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가 치솟을 전망이다. [로이터]
미국이 21일 이란의 핵시설 3곳을 공습으로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직접 개입하면서 중동 전쟁 확전과 함께 미국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 확전으로 이란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이는 곧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앞서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이후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을 반영해 이미 약 10% 넘게 급등했는데, 유조선 항로 차단이 현실이 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로 국제유가가 더욱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는 게 월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국제 유가 급등은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개솔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ING의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나이틀리는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이 이미 가계 소비력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휘발유 가격 상승은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켜 경제 둔화가 더 심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 격화에 대해 “이번 사태로 공급과 수요 균형이 팽팽했던 석유시장에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부각됐다”며 “일회성으로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비슷하게 될 수 있다”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로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유가마저 추가로 급등할 경우 물가 및 경기 관련 우려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은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통화정책 딜레마를 심화시킬 수 있다. 연준은 금리 인하 결정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영향을 좀 더 기다리면서 관망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한다면 연준으로선 연내 2회로 예상되는 금리 인하를 더욱 늦출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지난 18일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SEP)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영향을 반영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1.7%에서 1.4%로 3개월 만에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아울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3월 전망 때의 2.7%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의 중동 분쟁 참전은 소비자 심리 악화로도 이어져 미 경제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 흐름을 지속해온 바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 들어서야 하락을 멈췄다가 6월 들어서야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중동 긴장 고조 지속 시 다시 악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올해 미국과 세계 경제가 여러 충격을 흡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동 전쟁을 주요 충격으로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전쟁의 여파로 가격 인상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중동 위기로 유가까지 뛰면 미국 가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중동 분쟁 참전에 따른 경제 여파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스티븐 쇼크 쇼크그룹 대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란의 최대 석유 수출 고객인 인도와 중국 두 나라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