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루벤스 ‘삼손과 델릴라’ 위작 논란

2025-06-1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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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내셔널 갤러리 1,300만불 가치 소장품

영국 내셔널 갤러리가 소장한 플랑드르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의 ‘삼손과 델릴라’가 가짜라는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고 일간 가디언과 더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구약 성경의 삼손과 델릴라 이야기를 그린 유화로, 델릴라가 삼손을 배신하는 순간을 강렬한 색채와 명암 속에 담아내고 있다. 가로 205㎝, 세로 185㎝ 크기로 1609∼1610년께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내셔널 갤러리는 198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이 작품을 250만 파운드(335만 달러)에 구입했다. 현재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1,000만 파운드(약 1,343만 달러)를 넘는다.

내셔널 갤러리가 이 작품을 내건 이후 위작 논란은 드물지 않았다. 붓터치가 조악하고 델릴라의 드레스 채색이 거칠며 삼손의 등 근육이 해부학적으로 부정확하다는 등 작품 질 자체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20세기에 만들어진 모작일 것이라는 의혹이다. 작품의 뒷면에 현대식 합판이 덧대어져 원작품과 관련된 정보가 가려졌다는 점도 의심을 샀다.

그러나 내셔널 갤러리 측은 “삼손과 델릴라는 오랫동안 루벤스의 걸작으로 인정받아 왔으며 진품이 아니라고 의심하는 루벤스 전문가는 단 한명도 없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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