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령 일주일 만에 풀려… “필요시 재발령 준비돼 있어”

17일 LA 도심에서 연방 청사 주변 경계하는 주방위군[로이터]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에 대한 반발 시위에 대응해 시 당국이 발령한 도심 야간 통행금지령이 일주일 만에 해제됐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성공적인 범죄 예방·억제 노력이 지속된 데 따라 LA 다운타운에 발령한 통행금지령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도심에서 통금령이 더는 발효되지 않는다.
배스 시장은 "지속적인 범죄 예방 노력과 함께 시행된 통금령은 이민자 커뮤니티를 신경 쓰지 않는 악의적인 행위자들로부터 상점과 식당, 사업체, 주거 지역을 보호하는 데 크게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필요하다면 통금령을 재발령하도록 준비돼 있을 것"이라며 "우선순위는 다운타운 지역에서 안전과 안정성, (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 보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스 시장은 전날 통금 시간을 종전보다 2시간 단축해 오후 10시부터 발령했다가 하루 만에 통금령을 완전히 해제했다.
짐 맥도널 LA경찰(LAPD)국장은 "LAPD는 해당 지역에 강력한 경찰력을 유지하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생명 보호와 합법적인 집회 권리 존중, 재산 보호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LA에서는 지난 6일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다운타운 내 불법이민 노동자들이 밀집한 의류 도매시장 등을 급습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면서 이에 반발하는 격렬한 시위가 시작됐다.
특히 이민자들이 구금된 연방 구금센터 건물 등을 중심으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졌다.
여기에 많은 군중이 모이며 거리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차량 방화와 약탈 등 범죄행위까지 일어나면서 소요 사태가 커지자 배스 시장은 지난 10일 도심 주요 시위 지역에 야간(오후 8시∼다음날 오전 6시) 통금령을 내리고 경찰의 통제를 강화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LA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소요 사태 진압을 명분으로 캘리포니아주(州) 방위군 4천명과 해병대 700명을 LA에 투입했으나, 도심 통금령 발효와 맞물려 시위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군 병력과 시위대 간의 물리적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14일 LA 도심에서 열린 약 3만명 규모의 '노 킹스'(No Kings, 트럼프 반대) 집회에서도 별다른 소요는 발생하지 않았고, 15일에는 시위가 훨씬 더 조용해지면서 당일 도심에서 체포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경찰이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