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이전보다 3%p↑
▶ 대도시 94% 렌트 올라
▶ 거주환경 갈수록 악화
▶ ‘임대주택 공급 늘려야’
주택 세입자 가운데 4분의 1이 소득의 절반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주택 임대료가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주택 공급 증가 등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연방 인구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세입자의 25%가 소득의 절반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22%에서 3%포인트가 증가한 것이다. USA투데이는 “3%포인트가 상승한 것은 수백만명의 미국인의 월급의 상당 부분을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임대로 상승은 특히 중산층과 서민층에게 심각한 재정적 고통이 되고 있다. 이들은 임대료를 내고 나면 식품비와 약값 지출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여행이나 레저 활동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임대료 상승세는 엔데믹 이후인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USA투데이가 202개 대도시 지역의 아파트 목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94% 대도시에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월평균 임대료가 훨씬 높았다. 평균 임대료 상승률은 31%에 달했다.
USA투데이는 “팬데믹은 인구가 뒤섞이고 도시가 폐쇄되고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만들었다”며 코로나19가 임대료 상승세에 불을 붙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기준 임대료가 치솟은 곳을 지역별로 꼽아보면 캔자스주 멘해튼이 전년 동월 대비 14.3% 상승했고, 텍사스주 애벌린(7.3%), 노스다코다·미네소타주의 그랜드 폭스(7.0%),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보저(5.9%), 캘리포니아주 프레스노(5.8%), 펜실베니아 헤리스버그-칼라일(5.8%) 등이 뒤를 이었다.
물론 같은 기간 임대료가 하락한 곳도 있다. 지난 5월 텍사스주 샌엔젤로는 임대료가 전년 동월 대비 11.4%나 하락했고, 몬태나주 보즈맨(-10.1%), 조지아·앨라배마주 러그레인지(-9.6%), 텍사스주 셔먼-데니슨(-8.4%), 플로리다주 푼타 고르다(-7.0%), 텍사스주 어스틴-라운드 록-조지타운(-6.4%) 순으로 하락했다.
높은 주택 임대료는 언제나 초미에 관심사다. 미 가정은 높은 물가와 식료품 가격, 기름값 등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생계를 꾸려가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지난해 치러진 대선에서도 주택 임대료를 비롯한 생활 물가는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다.
하지만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임대 가격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30년 만기 모기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 데 따라 주택가격이 우상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료가 나홀로 하락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주택정보업체 아파트먼트 리스트의 롭 워녹 선임연구원은 “현재 주택 가격을 감안할 때 임대료가 팬데믹 이전 가격으로 하락 반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임대료가 내려가는 것보다 더욱 현실적인 것은 소득이 꾸준하게 상승하는 지역에서 임대료가 안정화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임대료 상승속도를 낮추는 방법은 주택공급 증가라는 정공법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일례로 임대료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몬태나주 보즈맨의 경우 최근 아파트 공급이 늘면서 지난 5월 기준 임대료가 전년 대비 10.1%나 낮아졌다. 이는 임대 수요가 꾸준한 상황에서도 나타난 임대료 하락현상이다.
스털링 커머셜 리얼 에스테이트 어드바이저스의 고문인 케이시 로즈는 “보즈맨과 같은 마을로 이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렸다”며 “많은 아파트 공급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돼 공실률도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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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